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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9. (금)

내국세

"행복한 직장 위해서라면 '바로 지금' 직원들과 소통"

한승희 국세청장, 예산국회 강행군 속 일선직원들과 허심탄회한 토론

'이번에는 1번지 종로세무서에서 열렸다.' 한승희 국세청장이 지난 9일 오후 종로세무서를 찾았다. 직원들과의 '현장소통 토론회'를 위해서였다.

 

현장소통 토론회는 전국 세무서 직원들과 함께 세정현장의 문제를 고민하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 청장이 직접 제안한 제도로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에서 모인 일선 직원과 본청 국.과장 등 20여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일선 직원들은 그동안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과 함께 개선의견 등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개진했고 본청 간부들도 일선 직원의 의견을 경청하며 개선책을 함께 모색했다.

 

징세팀에서 근무하는 김문정 수영세무서 조사관은 과거 내방 민원인의 세금을 수납하기 위해 여러 직원들이 순환 근무했는데 신용카드 납부 단말기를 4대를 설치 운영해 보니 수납 속도가 빨라져 직원들이 더 이상 순환근무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효율적이었다는 사례를 소개하며 단말기 확대 보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세청은 납세자의 편의성과 직원 업무 효율성을 함께 높일 수 있도록 신용카드 납부 단말기 보급 확대, 간편결제 확대 등 세금납부의 편의성을 개선해 나가기로 방향을 잡았다.

 

납세자의 내방과 문의가 가장 많은 부서인 개인납세과에 근무하는 김정미 강동세무서 과장은 납세자 궁금증을 사전에 해소해 전화 문의를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각종 신청.신고 시 교부하는 접수증에 향후 일정 등 민원인이 궁금해 할 수 있는 정보를 기입한다면 전화민원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가령 5월 종합소득세를 환급으로 신고한 경우 6월말 환급액을 지급하기 전까지 환급일을 묻는 전화가 빈번하므로 신고 접수증에 환급일과 환급절차를 기재하는 식이다.

 

김 과장의 제안에 대해 민원인과 직원 모두 만족할 수 있다는데 참석자들이 공감하며 수용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장은수 경산세무서 업무지원팀장은 직원 사기진작 차원에서 2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들이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안했다.

 

토론 후 현재 퇴직 임박자들만을 대상으로 운영했던 미래설계 교육과정을 확대해 2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국현 동안양세무서 업무지원팀장은 세무서 팀장들의 리더십.소통 역량 강화를 주제로 발언했다. 세무서 팀장은 업무역량 뿐 아니라 팀원들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십.소통 역량이 중요한데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 소통 코칭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역시 토론 후 본청 차원에서 중간관리자의 리더십.소통 역량강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토론회는 오후 3시30분에 시작해 도시락을 먹어가며 쉴 틈 없이 이어져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을 넘겨 7시경에 끝났다.

 

한승희 청장은 "오늘 여러분이 보여준 문제의식과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국민들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여러분을 보고 국세청을 판단하는 것이지, 본.지방청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행복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제안으로 업무환경이 개선되면 그것이 곧 우리 2만여 직원이 행복해지고 조직이 발전하게 되는 것이므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현장에서 불합리하거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우리청이 행복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한승희 국세청장이 11월 예산국회 일정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상황 속에서 열린 것이다. 한 청장은 토론회 전날에도 새벽에서야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런 숨 가쁜 일정 때문에 토론회를 잠시 미룰 것을 참모들이 건의했으나 예정대로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리자는 "직원들이 행복해야 일도 잘하고 납세서비스도 좋지 않겠냐는 게 한 청장의 지론인데, 지금이 토론하기에 적기라 생각한 듯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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