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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변호사와 세무사.회계사 입장…"납세자에게 선택권 줘야"-"회계사무를 왜 변호사가"

백재현 의원·세무사고시회, 국회서 '세무사법 개정안 문제점과 대응' 정책토론회
변호사 "전문성 문제삼는다면 세무사도 조세범처벌법.국세징수법사건 불복에서 배제돼야"
세무사.회계사 "회계사무인 장부작성.성실신고확인은 당연히 배제"
시민단체 "장부작성·성실신고확인업무 허용은 헌재 결정취지에 반해"
학계 "세무직무에 대한 전문가는 시험 통과한 세무사"

변호사에게 세무사·회계사의 업무를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의 입장이 크게 맞섰다.

변호사는 소비자인 납세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 세무사는 부실세무대리가 우려되므로 장부 작성·성실신고확인 업무는 변호사들이 못하게 해야 한다, 회계사는 고유 회계업무인 회계장부 작성과 성실신고확인 업무는 변호사에게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변호사에게 세무대리업무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세무사법 개정안을 놓고 국회에서 정책토론회가 6일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백재현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세무사고시회가 주관했으며,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등 법안의 이해당사자와 시민단체, 학계 관계자들이 토론에 참여했다.

현재 국회에는 정부 세무사법 개정안을 비롯해 세무사와 변호사의 입장을 반영한 상반된 내용의 의원입법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정부안은 실무교육 등을 조건으로 변호사에게 모든 세무대리업무를 허용하는 내용이며, 김정우 의원안은 장부작성과 성실신고확인 업무는 제외하고 실무교육 실시를 조건으로 하고 있으며, 이철희 의원안은 조건 없는 모든세무대리 업무 허용 등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세무대리에 관한 세무사법 개정 쟁점과 과제'를 내용으로 주제발표를 맡은 안경봉 국민대 교수는 "세무사법에 규정된 조세에 관한 신고·신청·청구의 대리, 조세에 관한 상담·자문은 변호사의 행정처분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 및 일반법률사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무사법에 규정된 이들 세무사의 직무가 변호사의 직무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안 교수는 그러면서 이번 세무사법 개정안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장부작성과 성실신고확인 업무에 대해서는 "회계사무다"고 규정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요찬 대한변협 세제위원장은 "만약 전문성을 이유로 기장을 문제 삼는다면 마찬가지로 헌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형법, 민법, 강제집행법 등의 전문성이 없는 세무사도 조세범처벌법 사건, 국세징수법사건, 기타 법령해석과 관련된 사건에 대한 불복업무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헌재 결정은 향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경될 여지가 없으며, 소비자인 납세자의 선택권을 강조한 헌재 결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대희 중부지방세무사회 세무사는 "전문성과 능력의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법률사무로서의 세무대리 뿐 아니라 회계사무로서의 세무대리까지 모두 허용하면 부실세무대리가 횡행할 것이어서 헌재가 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헌재는 부실세무대리를 우려해 변호사로서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되는 법률사무로서의 세무대리를 열거했으나 정부입법안은 이를 무시하고 모든 세무대리를 허용했다"며 "회계사무인 장부작성, 성실신고확인은 당연히 배제되고, 회계사무와 법률사무가 혼재된 세무조정은 헌재 결정을 존중하되 부실세무대리 방지를 위해 실무교육과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태규 공인회계사회 조세연구본부장은 "회계장부작성 및 성실신고확인 업무의 본질이 회계업무인 이상 회계전문성이 없는 변호사에게 고도의 전문성과 윤리성이 요구되는 회계업무를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납세자 권익보호를 위해서는 기업회계에 관한 지식 뿐만 아니라 과세표준과 세액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도록 법인세 소득세 실무지식과 조정계산서 작성능력에 대해 공적으로 검증하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원석 납세자연합회장은 "순수한 회계업무라고 할 수 있는 회계장부 작성과 성실신고확인 업무의 허용은 ‘세무대리를 위해 필요한 전문성과 능력의 정도’를 고려해 세무대리 업무를 허용하라는 헌재 결정취지에 반하고 납세자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며 세무사 쪽 손을 들었다.

고윤성 한국외대 교수도 "세무사 직무에 규정된 내용은 조세에 관한 신고 등, 세무조정계산서 등 작성, 조세에 관한 상담·자문, 성실신고확인 등으로, 해당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회계학 및 세법에 대한 전문성이 헌법 민법 형법 등에 대한 전문성 보다 높게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세무업무의 전문성 여부를 강조했다.

지정 토론이 끝난 후 객석 토론도 이어졌다.

김선명 세무사는 9급 공채 시험과목에서 세법개론과 회계학 과목을 선택과목에서 다시 필수과목으로 돌린 사례를 소개하며 "지난번 세무사의 조세소송대리권 부여와 관련한 토론회에서 변호사측은 세법 뿐만 아니라 소송관련 법을 알아야 하는데 교육으로 되겠느냐는 논리를 폈다"며 "이는 내로남불이고 세무사의 직무는 단순한 교육만으론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정식 세무사는 "국민들이 변호사에게도 충분히 세무사로서의 전문가 자격이 있다고 인정할까"라며 "전문성은 변호사 세무사 각자 본인이 실질적으로 법률행위나 관련사무를 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 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토론회에서 납세자단체와 학계 토론자는 세무사와 회계사 쪽 입장에 더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변호사와 세무사·회계사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법안심사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토론회에는 세무사계에서 원경희 한국세무사회장을 비롯해 정구정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고은경·이대규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유영조 중부지방세무사회장, 곽장미 한국세무사고시회장, 구재이.이동기 전 한국세무사고시회장, 김정식 한일세무사친선협회장, 장한철 전 종로지역세무사회장 등이 참석해 토론을 지켜봤다. 회계사계, 변호사계에서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오상민 기자   osm1158@hanmail.net

입력 : 2019-11-06 1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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