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納洞 주민들 "史蹟地라면서 세금 왜 물리나"

2007.06.14 16:01:25

송파구 “현행법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사적11호) 문화재를 둘러싸고 인근 주민들과 송파구청이 각자의 입장에서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송파구 풍납동 주민들은 “문화재 보호라는 명분으로 인해 생활이 불편하다”며 9억 3천여만의 재산세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으며, 송파구는 “현행법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라며 “현 지방세법에 따라 징수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하므로써 대립이 표면화 된 것이다.

 

풍납동 주민들로 이뤄진 ‘문화재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주민 4천913명의 서명이 담긴 지방세 감면 탄원서를 송파구청에 내고, “같은 나대지라도 풍납동 땅은 수익성이 없어 은행에서 담보대출도 되지 않고, 집값은 길 건너 성내동에 비해 절반 수준인데다 사려는 사람도 없다”고 하소연하며 “건물 신축 규제 완화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올 하반기부터 재산세를 내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이에 송파구는 지난 12일 긴급 주민 설명회를 열고 대화에 나섰지만 해결방안을 찾지 못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사적으로 지정돼야 보호를 받고 감면을 받을 규정이 생기지만 현재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재산세를 내지 않으면 독촉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97년 풍납토성 주변 지역에서 재개발을 추진하려던 풍납동 미래마을 터와 경당연립주택 터 등 곳곳에서 유물이 발견되면서 공사는 중단돼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문화재 발견이 풍납동 주민에게는 재개발을 막는 ‘벽’이 된 셈이다.

 

1997년 이후 이 일대 624필지가 사적으로 추가 지정돼 지금까지 451필지의 집주인들이 국가 보상을 받고 떠났으며, 이들이 살던 집은 헐려 공영 주차장 등으로 임시 활용되고 있다.

 

현재 풍납토성 주변 7만25평이 사적(史蹟)으로 지정돼 있다.

 

문제는 풍납동 대부분 지역은 사적이 아닌데도, 2001년부터 문화재청 지침이 똑같이 적용돼 각종 건축 규제에 묶이게 된 것.

 

사적으로 지정되면 지방세법과 구 세감면조례 등에 따라 재산세 등 지방세가 면제되지만, 대다수 풍납동 주민들에게는 규제만 있고 별도의 혜택은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6천79가구 3만3천여 명이 거주하는 토성 내부에는 신축 건물 높이가 15m를 못넘고 지하 2m 이상 터파기도 금지되며, 2천425가구 8천300여 명이 사는 풍납토성 바깥 100m 내에도 신축건물 높이가 제한된다.

 

주민들은 “고도제한을 풀어 건물 신축을 자유롭게 해주거나 사적지와 동등하게 대우해 재산세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파구는 지난 12일 풍납2동 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주민 불편은 이해하지만 납세 거부는 절대 안된다”라고 설득했지만, 주민들은 “문화재청이 (규제 해제의) 칼자루를 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조례를 바꿔서라도 재산세 감면 근거를 만들라”고 주장했다.

 

송파구는 이 지역을 문화재보호법으로 보호를 받는 사적은 아니지만, 부동산에 대해 세금 혜택을 줄 수 있는 ‘문화재 보호구역’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는 최근 문화재청에 이 같은 내용을 질의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지정할 수 있다’는 회신을 받아 지정 가능성을 본격 타진하고 있으며, 맹현규(한나라당) 의원과 주민 보상 조항을 담은 특별법 마련도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박기태 기자 pkt@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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