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효행으로 받은 면역(免役)의 혜택을 복구시켜달라고 내용의 청원서를 비롯해 토지세를 전가시킨 실상을 고발하고 시정을 요구한 청원서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기획전’이 열린다.
국세청 조세박물관은 2일 개관 9주년을 기념해 ‘청원서’를 주제로 ‘청하고 원하다, 청원서에 담긴 조선시대 세금이야기’ 특별기획전을 3일부터 1년간 무료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청원서(請願書)란 국민이 국가기관에 일정한 희망이나 의사를 문서로 제출한 민원서(民願書).
‘청원서 특별展’의 주요 전시유물은 ▶토지세를 이웃 주민에게 전가시킨 실상을 고발하고 시정을 요구한 청원서 ▶경기가 나쁠 때는 세금을 감면해달라는 청원서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선친의 효행으로 받은 면역(免役)의 혜택을 복구시켜 달라는 한 집안의 한결같은 의지를 담은 3차에 걸친 청원서와 그 지방 유생들의 4차에 걸친 청원서 ▶ 체납세금으로 인한 농우(農牛)의 소유권 분쟁을 다룬 청원서도 전시된다.
갑오개혁 이후 새로운 공문서 제도의 시행에 따른 국한문 혼용, 규격용지의 사용, 수결 대신 관인의 사용, 뎨김의 폐지되고 지령(指令)으로 개칭된 청원서 등을 볼 수 있다.
뎨김은 현재의 결정(판결)문이라 할 수 있는 처분이나 지시사항으로 문서의 좌편 하단에 기재했었다.
이번 특별전은 딱딱하게 느껴지는 청원(請願) 내용을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 사연이 담긴 ‘세금 이야기’와 일상생활 속 ‘백성들의 이야기’로 나누어 흥미롭게 구성됐다.
그 당시의 토지에 부과하는 결세(結稅) 징수율과 세무행정 실태, 효행과 관련된 청원과정과 절차를 보여주는 일련의 청원서 등을 통해 그 시대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청원서를 살펴봄으로써 과거에도 현대와 유사한 행정적 권리존중 제도가 운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김창기 국세청 세정홍보과장은 “조선시대는 청원과 소송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던 전통사회로 청원서는 청원과 민사·형사소송 모두 포괄했었다.”면서 “이번 특별전은 다양한 내용과 형식을 통해 선조들의 삶과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세청 조세박물관은 유물 전시뿐 만 아니라 어린이·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세금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어 자세한 내용과 관람예약은 박물관 홈페이지(www.nts.go.kr/museum)를 통하면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