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칼럼]두마리 토끼

2003.11.03 00:00:00

신승학 제주세관 조사심사과



인터넷 등 각종 정보매체 및 교통·통신수단의 발달로 세계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변모하고 있으며 무한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경쟁이라는 시대변화의 흐름속에서 국가행정 역시 예외일 수가 없다. 관세행정 또한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실현을 위한 '초일류세관 60대 혁신과제'를 설정하고 추진 중에 있다. 내부적으로는 '3S운동', 즉 업무의 슬림화(slim), 전문화(specialist), 서비스화(service)를 통해 세계속의 초일류세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관세청 아이덴티티 마크는 '방패'며, 그 안에 '천칭'을 그려 넣은 형상이다. 이는 국제무역의 최일선에서 신속한 물류흐름, 친절한 여행자 통관 및 깨끗하고 유연한 대민업무 등 행정의 서비스화 추구를 의미하는 동시에 사회안전과 질서를 저해하는 물품을 감시·단속하는 역할을 표상하고 있다. 즉 '고객편의와 안전', '자율과 규제'라는 상반된 두가지 행정목표를 균형과 조화를 통해 원활하게 수행해야 할 책임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관세행정은 각종 절차의 간소화 및 신속화, 대민업무의 친절성 제고, 청렴 마인드 강화 등 행정 서비스화에 보다 비중을 두면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가짜 상품, 마약류 및 총기류·폭발물 등 건전한 상거래 질서 및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물품의 반입 차단과 국가경제를 파괴하는 각종 밀수품의 적발 등 감시·단속업무 역시 간과하거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이다.

그 감시단속업무의 한가운데 전국 30개 세관, 560여명의 조사요원들이 있다. 이들이 필요 없는 사회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가장 바람직한 사회이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부딪히며 살아가는 현재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밀수 등 관세법상 각종 범법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한 그러한 가능성이 상존하므로 경제 파수꾼으로서의 조사요원의 역할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규제행정에 속하는 조사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은 특성상 범법행위를 이미 저질렀거나, 예비하고 있는 자에게는 적 아닌 적이 될 수밖에 없으나 그러한 와중에도 각종 절차 준수, 인권보호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하므로 그 운명이 '자율과 규제', '고객편의와 안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아야 하는 만능인을 요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필자가 사는 제주도는 국제적인 청정 이미지의 관광명소로 꼽히는 곳이며, 최근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으로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제주세관은 육상은 물론 해상과 공항업무를 모두 관장해야 하는 지리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제주도의 안녕을 지키는 수문장으로서 제주세관은 그 어느 곳보다 마약, 총기류·폭발물 등 사회안전 위해물품의 반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오늘도 전국의 많은 조사요원들이 각종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국가경제의 지킴이, 사회질서의 파수꾼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자율과 규제', '고객편의와 안전', '행정서비스와 철저한 감시단속'이라는 두마리 토끼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도 사실이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둘 다 놓칠 수 없는 귀중한 두마리 토끼이기 때문이다.


오관록 기자 gwangju@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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