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봉춘 세무사 아내…정정례 시인, 우수상 수상

2013.10.11 10:55:50

투병생활 이겨내고, 문학세계 우뚝서서 좋은 작품 잉태

국세청 출신 임봉춘 세무사의 아내 정정례 시인<사진>이 ‘제5회 천강문학상’ 시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천강문학상은 11일 나라사항의 충의정신 함양과 문학의 저변확대와 우수한 문인 배출은 물론 인물의 고장인 청정 의령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제5회 천강문학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정정례 시인은 어릴적 순수한 ‘문학소녀’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중년의 아름다움을 거쳐 몇 년간 투병생활을 이겨내고 이제는 문학세계에서 우뚝 서서 좋은 작품을 잉태하고 있다.

 

천강문학상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 의병장 곽재우 천강홍의장군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덤불 설계도-               정정례

 

 

 

가을덤불은 어둑한 그늘도 이사 간 빈 집이다
찬바람만 들고 나는 곳 햇살이 똬리를 틀던 뱀을 따라하고 있다
푸른 부피가 다 빠진 덤불을 보면 봄과 여름이 이사간 빈 집 같다
흘리고 간 꽃잎 몇 장.
빛바랜 잎사귀 몇 개 매달려 있다

 

뼈대만 앙상한 것 같지만 사실 줏대 없는 것들끼리 지탱할 수 있는
유용한 설계도다.
그래서 봄에 꽃 필 때도 네 줄기 내 줄기 찾지 않는다.

 

굳이 따지고 내려가면 꽃피는 계절이 훌쩍 떠난 뒤에 엉킨 줄기를 헤집고
확인할 필요가 없는 덤불. 잘 못 건드리면 주저앉을 수도 있는 것들.
가만히 두어도 제 자리를 지켜내는 질서가 정연하다

 

휘어지고 얽힌 집에 남아있는 것은
수북이 쌓인 흔적들
이름을 찾기에는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때가 되면 스스로 호명을 한다.
색색이 문패를 단다.

 

빈 줄기 같지만 그 중 하나 뚝 잡아 꺾으면 물기 가득한 전류가
흐르고 있다

 

지금은 더 많은 양의 전류를 충전중이다
잘 못 건드리면 줄기 곳곳에 날카로운 불꽃이 인다.
꽃들이 피다 간 곳, 방전이다

 



김영기 기자 ykk95@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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