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 '감사 寄稿' 받은 김종일 세무사 "누구나 마찬가지"

2014.02.20 09:27:30

‘청렴·친절’에 납세자 감동…후배들에게 ‘바른 공직자상’으로 귀감

최근, 한국세정신문 편집국에 들어 온 기고(寄稿)들 가운데 유난히 눈길을 끄는 글이 하나 있었다.

 

대부분의 기고들은 신문제작의 참고로 활용되는 선에서 끝나는 게 보통이지만, 이 기고는 편집자에게 색다른 감상을 일으켰다.

 

한 납세자가 20여년 전 자신이 절체절명의 어려움에 처했을때 한 국세공무원의 도움으로 재기할 수 있었는데, 훗 날 그 직원에게 감사표시를 하려하자 '공직생활에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으니 거두어 달라'고 끝까지 사양하는바람에 된장찌개 한 그릇으로 회포를 풀었다고 했다.

 

명퇴 후 세무사가 된 그 국세공무원과는 20년 넘은 지금까지도 돈독한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등 감동스런 사연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이 납세자는 말미에 '이런 훌륭한 공직자는 세상에 널리 알려 귀감이 되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 기고를 결심하게 됐다'고 적었다.<한국세정신문 2014. 2. 13字 6면 참조>

 

본사는 즉각 기고 납세자가 적시한 김종일 세무사를 탐문했다. 국세청 재직 당시 그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 상사, 후배, 납세자 등을 통해 알아 본 결과, 납세자가 기술한 기고 내용 보다 더 훌륭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수소문 끝에 사무실을 찾은 기자를 보고 당황해하던 그는, '그저 평범하게 열심히 주어진 직무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너무 과찬이라 부끄럽다'면서 '국세공무원은 물론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저보다 훨씬 훌륭하고 사명감도 강하다'고 몹시 쑥스러워했다. 

 

김종일 세무사는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에 위치한 ‘세무법인 서일’의 대표세무사를 맡고 있었다.

 

첫 인상은,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가는 그런 온화한 기운이 몸에 흠뻑 배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화는 만면의 미소로 이어갔지만, 그가 신조로 여긴다는 청렴과 친절, 철저한 업무처리 등에 대해서만은 그 누구도 꺾지 못하겠구나 아는 강한 신념을 엿볼 수 있었다.<편집자 주>

 

-납세자에게 이런(기고) 감동을 주기가 흔치 않은데 이런 것을 접한 소감이 어떻습니까-

 

"한마디로 부끄럽습니다. 국세공무원이라면 누구나 다들 친절하고 사명감이 투철합니다. 저 보다 열심이고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쑥스럽습니다"

 

-기고 한 납세자가 자신이 어려웠을때 받은 도움이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기고까지 하는 걸 보면…"

 

"사실 당시에 제가 해야할일을 한 것 뿐인데 아마 그분은 크게 감동을 받은 모양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만 그런게 아니라 대부분의 국세공무원들은 다 납세자를 대할때 친절하고 청렴합니다. 간혹 극히 일부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일도 있긴 하지만 진실을 들여다 보면 억울하게 오해된 부분도 있곤 합니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대부분의 국세공무원들은 청렴과 친절이 몸에 배어 있다고 보면 틀림 없습니다"

 

-지난해 국가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국세청이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국세청에 아직도 시정돼야할 부분이 많다는 얘기 아닌가요?- 

 

"국세청에서 근무었했고, 또 세무행정 동반자인 세무사로서 그런 소식을 접할때면 무척 안타깝습니다. 워낙 직원 숫자가 많다보니 간혹 옆길로 빠진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국세공무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작은 일도 큰 것 처럼 침소봉대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본지의 탐문에서 김종일 세무사는 현직 때, 사업부진으로 체납이 발생한 한 납세자를 찾아갔다가 밥을 굶는 등 체납자의 딱한 사정을 보고 세금을 받기는 커녕 며칠 뒤 돈을 마련해 다시 찾아가 쌀을 팔아 주고 온 일 등 숱한 인간미 어린 일화가 많다는 것도 확인됐다.

 

“세무사는 국세청과 납세자의 중개자이자 파트너다”고 말하는 김종일 세무사는 요즘 세무사업계가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는 공직생활부터 이어져 온 신념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는 “납세자에게 최고의 절세가 ‘성실납세’임을 적극 피력하고 있다”며 “동시에 세무사는 국세청 동반자로서의 책임감을 크게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세행정 운영방향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세청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국가재정충당 의무와 납세자 재산권 보호 가운데 합리적이고 정당한 과세를 하기 위해서는 현직이든 세무대리인이든 부단히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무와 관련해서는 감사의 지적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소신을 지키는 게 자신과 국세청을 발전시키는 숨은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일 세무사는, 국세청이 3월부터 영세납세자들에게 무료로 세무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국선세무대리인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은, 국가중추기관이 어려운 국민을 보듬어 주는 것을 실천하는 것으로서 매우 의미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저는 제가 국세인이라는 게 언제나 자랑스럽습니다. 그 어떤 재물보다, 권위보다 국세인으로서 나라의 재정과 국민의 재산을 소중히 생각하기에 저는 제 일과 국세가족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상철 기자 hsc329@taxtimes.co.kr
- Copyrights ⓒ 디지털세정신문 & taxtime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발행처: (주)한국세정신문사 ㅣ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안길 11 (서교동, 디.에스 빌딩 3층) 제호:한국세정신문 │ 등록번호: 서울,아00096 등록(발행)일:2005년 10월 28일 │ 발행인: 박화수 │ 편집인: 오상민 한국세정신문 전화: 02-338-3344 │ 팩스: 02-338-3343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화수 Copyright ⓒ 한국세정신문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