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醫 허 준과 납세자보호담당관

2000.04.20 00:00:00



드디어 허 준이 대궐로 입성했다. 많은 내의원 입격생들과 함께 허 준은 내의원 시험에서 수석으로 합격하고도 부패한 윗사람들의 지시를 거부했다는 이유 등으로 내의원 의원들이 기피하는 혜민서로 발령받았다.

그러나 허 준은 이에 굴하지 않고 심의의 길을 걸었고, 도제조와 어의영감으로부터 인정을 받아 다시 궐내 내의원으로 입성, 어의의 길을 향해 걷게 된다. 최근 모 방송국의 드라마인 조선시대의 名醫 `허 준'에 대한 얘기다.

국세청에 입사해 20년 넘게 세무행정을 실천해 오던 6급 주무들 중 1백6명이 지난해 국세청에 신설된 납세자보호담당관으로 임명됐고, 이들은 조직속의 야당으로서 `옴부즈맨' 역할을 충실히 해 내고 있다는 평가다.

자신들 동료들이 부과한 세금이라도 해당 납세자가 이를 부당하다고 느껴 고충이라고 제기하면 손수 내 일처럼 나서서 해결해 주는 해결사 역할을 충실히 해 내며 국세청 개혁의 전위대로서 많은 납세자들의 칭찬을 한몸에 받고도 있다. 이들은 조직속에서 업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납세자를 내 형제처럼 여기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납세자들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있다. 조직속에서 다른 6급 주무들과 비교해 더 고생을 한다고 해도 일반 세원관리과나 조사과의 주무들도 이견을 달지 않는 부분이다.

물론 이들에게는 열심히하는 이상의 미래가 보장돼 있다. 사무관승진심사시 나은 점수를 주겠다는 동기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현실적으로 타 과의 주무들과 똑같은 급여를 받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들의 노력을 드라마 속 허 준의 올곧은 자세에 견주어 보는 것이다.

최근 국세청은 이들이 그동안 펼쳐 온 업무에 대한 중간평가를 내리고 성적이 아래에 있는 담당관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조직의 윗사람들은 아직도 이들이 허 준에게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승진이라는 눈앞의 명예보다는 진정한 납세자의 지팡이, 심의가 되겠다는 허 준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마음을 다잡아 `납세자를 위한 감동의 인간승리 드라마'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서주영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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