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와 종업원들

2000.08.24 00:00:00



몇 년전 일선세무서에서 강남의 한 디스코테크를 입회조사하는 현장을 찾아간 적이 있다. 당시 이 업소의 종업원들은 `지금은 세무조사중이오니 다른 업소를 이용하세요'라며 찾아온 손님들을 돌려보내고 있었다.

요즘은 잘 시행하지 않지만 입회조사라는 것이 하루에 손님이 얼마나 오며 또 얼마의 술과 안주가 실제로 판매되는가 등을 눈으로 보고 확인함으로써 실제 1일매출액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 기간동안은 손님이 적게 올수록 그동안의 매출액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요행을 바라는 행위인 것이다.

최근 국세청이 전국적으로 많은 유흥업소들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한 성인나이트클럽을 방문하게 됐다. 여기는 입회조사가 아닌 장부를 영치해 가는 특별조사인지라 외견상 아무런 조사의 흔적도 없었다. 손님들은 북적대고 있었다. 단지 이곳 종업원들을 통해서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얘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비상입니다! 분위기가 좋지않아요. 국세청에서 나와 장부와 서류들을 전부 가져갔어요. 뒷날에는 경찰에서 덮쳤어요.”
현재 국세청이 변칙거래혐의 등이 있는 고급유흥업소에 대한 정밀세무조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이곳은 검·경과 합동으로 실시중인 지방청조사분의 한 곳인 모양이었다. 문제는 이 종업원들의 세무조사에 대한 시각.

`세무조사에 대해 일반국민들은 왜 무서워 하는가'하고 한 교수에게 물었다. 이 교수는 “그동안 국세행정의 후진성과 제도의 미비 등으로 인해 탈세가 방조·묵인돼 왔다는 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조사를 하면 여지없이 거액을 추징당한다는 사실 때문”이라며 아주 간단하게 답했다.

국세청이 혐의를 포착해 특별조사에 착수했다면 물론 이 업소는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할 것이고 또 이것이 탈세를 한 것이라면 큰 죄를 지은 것임에 틀림없다. 직원들이 주눅들만한 것이다. 그러나 개운하게 받을 수도 있는 세무조사를 두고 이 직원의 얘기처럼 언제까지 세무조사 나왔다고 비상이 걸려야 하고 국민들의 뇌리에 무섭게만 자리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서주영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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