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보호담당관의 중압감

2000.11.27 00:00:00



국세청이 지난해 9월 제2의 개청과 함께 기능별 조직으로 개편과 동시에 불붙기 시작한 세정개혁은 이제 그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이는 납세자들에 대한 세무간섭은 대폭 줄이고, 세무조사에 있어서는 질과 강도를 높였으며, 세무공무원들의 납세자와 접촉을 통해 유착하는 고리를 끊어버린 것에 기인한다.

반면 세무행정과 납세서비스의 질은 눈에 뜨일 정도로 향상,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세무조사가 착수되면 정실이 개입될 여지없이 바른 조사가 이루어지고 조사에 임하는 조사요원의 조사방식과 태도 역시 납세자들에게 만족감을 더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세정개혁의 길은 멀고 길기만 한 가운데 개혁 그늘에 가려진 문제들도 적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선 공평의 문제를 짚어보자.

많은 세원을 관리하고 있는 세원관리과의 관리기능이 취약해지고 있다. 세원관리과 업무가 세원관리라 하지만 관리가 아니라 단순한 신고접수 자료처리일 뿐이다. 이 때문에 일반 납세자들이 세금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있어도 제재할 방법도 없거니와 납세자들 역시 세원관리나 조사의 영향이 자신들에게까지는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여 터무니없이 낮게(과세자료 세금계산서 누락 등)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간이과세자나 영세납세자들은 그렇다 하더라도 일반 납세자들이 신고를 멋대로 하면 막을 길이 없다.

또한 사업자신규등록과 휴·폐업이 쉬워져 이를 악용하는 경향 또한 없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업무분담이 고르지 못한 가운데 납세자보호담당관실은 지나치게 업무가 폭주하고 있다. 왜냐하면 국세청이 세금에 대한 궁금증이나 억울한 문제들은 모두 납세자보호담당관을 찾도록 하고 있어서 납세자들은 마치 세금에 대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는 곳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납세자보호담당관은 많은 세무민원을 접수해 놓고도 제때 해결을 하지 못해 오히려 납세자들에게 불만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제 국세청이 이러한 문제점들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면서 세정개혁이 성공하는 데는 무엇보다 세무공무원의 제반 문제에 대해 생각할 때다. 우선 내부조직의 단합과 일할 수 있는 직장분위기 조성도 세정개혁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의 하나다. 국세청이 세정개혁으로 힘차게 세정을 펼쳐나가고 있으나 이를 바라보는 납세자들은 아직 세정개혁의 참 뜻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최삼식 기자 echoi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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