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증대와 직원복지

2001.10.08 00:00:00



근래 들어 상당수 국세공무원들의 생활고가 이만저만 아니라는 얘기들이다. 이 말을 그냥 넘겨버릴 수도 있으나 어떻게 보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일에 대한 구성원의 집중력과 효율성은 현실의 만족도와 미래에 대한 비전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짧은 기간 동안 조직의 쇄신과 개혁으로 많이 변모됐다. 무엇보다 비리 근절이 두드러진다. 예전과는 달리 감찰과 감시기능이 강도높게 작동하고 있고 거기에 한번 걸리면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 공평하고 넓은 세원 발굴 등 시대의 상황에 잘 적응하는 모습이라 보기는 좋으나 구성원들의 의식은 어떤지 모르겠다. 직원 복지는 90년대에서 정체된 채 책임과 의무 등  너무 많은 짐을 지우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때를 맞춰 안타깝게도 생활고로 힘들어 하는 세무공무원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지난달 카드깡 비리사건이 인천에서 발생했다 한다. 이로 인해 당사자는 물론 동료들과 상급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소문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에 대해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그 결과 전체 직원 중 20% 정도가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까지 신용카드 대출을 받아 비싼 이자를 물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개인에 따라 카드사용 이유가 있겠으나 대출의 경우 급한 가계자금이 필요해서 私債까지 끌어다 쓰고 있다고 한다.

설문조사 결과를 본 某 직원은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세청 개혁도 중요하지만 하위직 직원들을 위한 처우 개선대책이 더 시급한 일이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일부 직원은 “현재의 박봉으로 살아가기에는 사실 너무 힘들어 카드깡이 아니라 사채를 쓰는 동료도 있다”며 “신임 청장에게 모두들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의 개혁작업이 성공했다고 누구도 의심치 않는다. 조직이 투명해지고 국가재원인 세금도 많이 늘었다. 그러나 조직원인 세무공무원들의 복지는 늘기는 커녕 상당수는 저하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개혁작업과 더불어 조직원에 대한 배려를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정배 기자 incheon@taxtimes.co.kr
- Copyrights ⓒ 디지털세정신문 & taxtime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발행처: (주)한국세정신문사 ㅣ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안길 11 (서교동, 디.에스 빌딩 3층) 제호:한국세정신문 │ 등록번호: 서울,아00096 등록(발행)일:2005년 10월 28일 │ 발행인: 박화수 │ 편집인: 오상민 한국세정신문 전화: 02-338-3344 │ 팩스: 02-338-3343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화수 Copyright ⓒ 한국세정신문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