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2003.02.17 00:00:00


"저는 某세무서 세원관리과장입니다. 최근 법인세담당 세원관리과장 회의를 했는데, 1시간 동안 국장 인사말 및 과장 업무회의 배경과 개요 안내, 각 계장들의 소관별 업무지시 순으로 진행됐으며, 그후 한시간은 지시내용과 관련, 자유토론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일선 과장들이 입을 다물고 있었고, 사실 나서기를 꺼리는 것이 국세청의 분위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하의상달은 없고 윗분의 지시로 일관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잠시후 자유토론 유도로 쏟아져 나온 문제들은 지방청 지시가 현실에 잘 반영되지 않으며, 법인세 성실신고를 유도하기 위한 납세자 간담회는 실효성이 없고, 일선 세무서 세원관리과는 업무량 증가로 피곤할 뿐만 아니라 이런 이유로 인사이동시 근무를 지원하는 직원이 없어서 애를 먹고 있다는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는 덧붙여 국세청의 지시일관형 회의가 아닌 토론문화 정착이 앞서야 하며, 이런 문화가 정착되지 않고 있어 조직이 싫어 세무사 개업이나 기업체로 나가는 세무공무원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7일 중부지방국세청에서 열린 산하 세무서 세원관리과장 회의에 참석한 한 일선 과장의 변이다. 토론식 회의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도출되는 성과를 가져와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 부분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수십년 동안 내려온 전통이 하루아침에 고쳐지겠습니까. 말 한번 잘못했다가는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이 뻔한데 누가 올곧은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某 일선 세무서장의 이 말이 국세청이란 조직의 특성과 문화를 반증해 주는 일례로 보여진다.

"국세청이란 책을 쓰게 된 동기는 2년6개월과 국세청을 출입하면서 '이렇게 폐쇄적인 조직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으며, 국민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는 국세청이 외부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책자나 연구논문이 전무 한 실정인데다, 아울러 각종 정보를 토대로 정치권과 유착돼 있는 조직의 문제 등 국세청을 '오픈' 시키는 일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연합통신 경제부장인 이경욱 기자가 국세청과 재정경제부 세제실을 통틀어 6년째 취재하면서 축적한 자료를 토대로 최근 '국세청'이란 책을 발간했다.

이 책에는 국세청 간부들의 향(向)정치적 성향과 그들만의 말못할 사정, 국세청 조직이 어떤 모습을 띠고 있는지, 국세청과 기업관계 등이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다. 아울러 부록2 '국세청 바짝 다가가기'에는, 국세청의 폐쇄성으로 취재가 어렵고, 그 흔한 자료집이나 책자를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없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 국세청의 대언론 로비 행태 등과 전 국장 및 청장들의 비화 등도 싣고 있다. 그는 세금 관련 보도에 적극성을 보였던 한 경제지 기자가 국세청의 언론사 압력으로 출입처를 바꾼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고 있을 정도라고 쓰고 있다.

그가 이 책을 내려고 하자, 국세청에서 자제해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국세청(IRS)에 대한 연구서가 다양한 현실을 보고 늘 안타까웠다며 책 출간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단적으로 본 기자가 이미 세무사를 개업중인 전임 청장에게 취재한 결과를 국세청 某국장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자 모른다고 발뺌하는 식이다. 이 정보가 이미 민간인 신문인 전임 청장에게 넘어간 것이다. 국세청의 공공의 이익상 비공개 돼야 할 원칙이 이들과 직간접적인 관계로 인해 깨지고, 결국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되는 셈이다.

노 당선자가 천명했듯이 국민속으로 다가가는 정부가 돼야 하고 국세청 역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며, 행정의 원칙이 정확히 지켜져야 함은 물론이고, 이의 실천이 중요하므로 과거의 폐쇄적 관행을 과감하게 탈피하는 조탁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채흥기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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