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2004년 국세청 국감을 마치고

2004.10.21 00:00:00


국세청은 매년마다 국회 재정경제위 소속의 국회의원들로부터 국정감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정감사에 대해 개선 또는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은 국정감사를 지난 4일과 5일에 걸쳐 이틀동안 받았는데 이와 관련, 국회 국정감사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국감 무용론까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국세청을 비롯한 정부의 각급 기관 그리고 공공기관들은 해마다 국감 준비를 위해 한두달동안 많은 공무원들이 국정감사 준비에만 몰두해 타 업무에 소홀해지는 등 국감 준비에 따른 인력 소비가 상당하다. 따라서 이로 인해 상당기간 타 업무의 공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예산낭비 등 많은 문제점만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많은 직원들이 밤을 새우면서까지 국감을 대비한데 반해, 그만큼의 보람과 소득은 없다는 것이 국감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국가 기관은 국감 말고도 국세청의 경우 지방국세청 감사를 비롯한 본청의 감사 그리고 감사원의 감사까지 받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는 이러한 많은 감사들과는 달리 드러내 놓고 정부를 향해 정책적으로 질의하고 또 비판하면서 각종 대안들을 제시하는 듯하나 실제로는 소리만 요란했지 '소문난 잔치 먹을 것이 없다'는 식이 되고 만다는 것이 국감을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다.

지난 5일 국세청에서 국감을 하고 있을 때 국감장 기자실에 들렸던 김진표(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는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질의하고 모든 문제들을 다루고 있고 또 논의하면 되는 것을 이렇게 번거롭게 기관에까지 나와서 국감을 할 필요는 없다며 국감의 불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사실 국회의원들은 상임위별로 해당기관에 대해 자료를 제출받아 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점검해 중요 업무에 대해서는 잘못된 부분을 시정토록 하고, 하루만 날짜를 정해놓고 감사를 할 것이 아니라 수시로 기관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고 공부해 국민을 대표해서 감시하는 기관을 만들어야 옳은 국회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국회의원들은 국감을 앞두고 짧은 기간에 자료를 수집하다 보니 자료가 맞지 않고 특별한 이슈가 없는 데도 인기 위주의 질문 등으로 국감장을 마치 정치의 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과거 일부 국회의원들은 피국감기관에 대해 국회의원이란 높은 벼슬을 가졌다고 해 무조건 호통이나 쳐서 피국감기관으로 하여금 굽실거리도록 함으로써 국회의원들의 위상을 높이는듯 했으나 이는 결국 엎드려 절 받는 식이 되면서 스스로 권위를 찾지 못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모습들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지금도 일부 국회의원은 인기발언이나 지역유권자들의 눈치만을 보면서 인기관리차원에서 여전히 얼굴만 내미는 자리가 되면서 국감이 국회의원임을 과시하는 장소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제 국회 상임위 국정감사는 해당 기관에 나와서 감사하는 제도는 폐지하고 국회에서 해당 기관으로 하여금 각종 자료들을 제출받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중요업무에 대해 감사하는 감사방식이 도입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국정감사는 국회의원들도 짧은 기간을 두고 해당기관에 대해 감사자료를 제출받아 이에 대해 충분한 검토나 연구도 하지 않고 수박 겉핥기 식으로 단지 감사를 하는 기관임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피국감기관을 몰아붙이는 감사를 하고 있고 때로는 여야 정치공방장이 되면서 국감 본래의 목적은 퇴색되기도 하는 실정인데 감사는 조용하고 차분한 가운데 이뤄져야 하며 반드시 감사에 대한 결과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국회는 이제 이러한 감사제도부터 과감하게 개혁해 진정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위하는 국회를 만들어 내실있는 국회 감사가 이뤄지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최삼식 기자 echoi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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