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송년회

2004.12.20 00:00:00


 

박성만 기자
체질적으로 술이 받지 않는 대전청 L某씨는 요즘 걱정거리가 생겼다. 연말이 되자 직장동료, 동창모임, 계모임 등에서 잡은 술자리 약속이 5건이나 잡혀 있기 때문이다.

퇴근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저녁 회식자리도 술을 권하는 것이 두려워 매번 거절하는 입장이지만 주변사람들에게 왕따당하기 싫어서 송년회 회식자리만큼은 거절하기 힘들다고 한다. 

매년 12월 이맘때만 되면 언론매체에서는 송년회에서 술을 적게 마시는 요령이나 폭탄주를 추방하자는 캠페인성 기사가 실린다. 이런 보도는 우리나라의 송년회가 세계에서 유례가 드물 정도로 화끈하게 노는 문화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직장동료들과 정을 나누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요란하게 보내다 보니 누구나 한번쯤 송년회를 피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피할 수 없는 술자리는 정신적 부담이 될 뿐더러 예전처럼 술을 마시는 것을 강요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 오랜 시간을 앉아 있는 것도 곤욕을 치루는 게 송년회 모임이다.

대전청 조사2국1과는 종전 송년회의 관행을 깨고 조촐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술 대신 부부가 함께 오페라 관람하는 송년회 모임을 가졌다. 오페라를 처음 접해봤다는 몇몇 부부가 "이제는 우리도 오페라에 대해 말할 수 있다"며 소박하게 미소짓던 모습에서 조그만 보람을 느꼈던 직원들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주기에 충분했다고 한다.

또 대전청 납세지원국 소속 전체 직원은 중증장애시설에서 봉사활동을 마친 후 구내식당에서 조촐하게 저녁을 함께 하는 송년회를 가졌다 한다. 이외에도 며칠전부터 대전청은 국별 족구대회를 리그전으로 치뤄 송년행사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데, 국세인 모두의 화합의 한마당으로써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의미있고 바람직한 송년행사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조용하고 검소하게 한해를 마무리하자는 캠페인이 요즈음 언론지상에 자주 오르내린다. 국세공무원들사이에서도 한해를 뒤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하는(송구영신) 송년회 행사의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세무공무원들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서민의 고충을 직접 피부로 느끼는 입장이다 보니 더더욱 공감이 간다.

새해엔 우리 경제가 봄 바람에 들불처럼 활활 타올라서 움추려든 어깨가 활짝 펴지길 바라며 더불어 꿈과 희망을 주는 역동적인 국세행정을 기대해본다.


박성만 기자 daejeon@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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