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투기 광풍

2005.06.06 00:00:00


 

오관록 기자
몇년전만 해도 섬 지역은 초등학교 선생님조차 근무하기를 기피할 정도로 인기가 없는 땅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S프로젝트 개발 및 전남도의 섬개발 구상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신안을 비롯, 여수, 완도 등 서해안 섬지역에 부동산 투기 광풍이 불고 있다.

모두가 거들떠보지 않던 섬도 이제는 투기장화돼 자연훼손은 물론 몇푼 땅값에 섬 주민들의 생활터전까지 잃어가고 있으며, 졸부들의 땅놀음을 구경하는 형편 등으로 위화감이 조성돼 애향심까지 상실되고 있다.

투기꾼들은 J프로젝트 지역인 해남과 영암, 무안 등이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지정되자 주위경관이 빼어난 곳, 서해안개발 인근지역 등 투자가 좋은 유·무인도를 가릴 것 없이 마구 매입해 상당수가 현지인의 손을 떠나 지역에 따라 60∼70%이상이 외지인 손으로 넘어가게 돼 섬주민들은 하루 아침에 토지 관리인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이런 투기바람은 8월말 개발대상 섬이 잠정 확정되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섬 투기는 졸부들의 '돈버는 일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적인 사고방식이 팽배돼 섬들을 투기장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일명 'S프로젝트'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서해안 섬지역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추진해 오다, 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종횡으로 개입돼 말썽을 빚고 있는 국책사업이다.

특히 신안군 지역은 테마섬 개발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하면서 투기바람에 몸살을 앓고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압해도를 제외한 13개 읍·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투기 열풍이 일고 있다.

현지의 부동산 관계자는 땅을 사려고 문의하는 사람들이 잇따르면서 거래가 급증하고 있어, 서해안 섬지역의 투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 등에서 원정온 기획부동산들은 해수욕장도 없는 암태도와 장산도에까지 들어와 이른바 '찍새'를 동원하며 무차별 토지매입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나 그렇듯 당국은 뒤늦게 섬투기 조사를 강력하게 실시하겠다고 나서지만, 자연은 훼손되면서 땅은 외지인들의 소유로 전락해 버리고 땅값은 오를 만큼 오른 후에야 투기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하는 것은 '고을 원님 행차뒤 나팔부는 식'이라는 것이다.

전남도는 지난달 30일 최근 개발 붐을 타고 투기가 극성인 해남과 무안, 신안, 영암, 진도 등 서남해안과 광양시 등 13개 시·군을 투기 감시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정부와 국세청 또한 부동산 투기를 발본색원하겠다고 신고센터를 본격 가동하며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의문스럽다.

따라서 S프로젝트 개발 저해와 국민간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망국적인 섬 투기광풍을 잠재우고 부동산 투기를 하루빨리 근절시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오관록 기자 gwangju@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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