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세 과세기준, '가격·배출량' 혼합형 바람직"

2023.09.14 07:30:00

지방세연구원 "과세형평성·친환경정책에 각각 장단점"

"공정시장가액 개념 도입…세부담 변화 불만 완화해야"

"전기차는 중량 기준으로 과세해야"

 

최근 자동차세제를 현행 배기량 기준에서 차량가격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논쟁이 되고 있는 가운데, 과세표준은 과세형평성과 친환경 문제를 고려해 가격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을 조합하는 혼합형이 바람직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는 중량을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차량에 대한 공정시장가액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차량가격의 일정비율을 공정시장가액으로 삼아 과세하고, 세제개편·시장상황 급변으로 차량가격이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 한시적 감면을 적용하면 세부담 변화로 인한 납세자 불만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13일 ‘최근 자동차세 개편 논의에 대한 소고(김필헌)’에서 배기량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지표 및 관련 쟁점 등에 대해 살펴보고 바람직한 세제개편 방향을 검토했다.

 

보고서는 차량가격 기준 과세는 과세형평성 제고에 도움이 되나 친환경자동차의 세부담을 상대적으로 높여 친환경정책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 과세는 국제추세나 친환경정책에는 부합하지만 노후차량에 높은 세부담으로 과세형평성이 악화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 비중의 확대는 세수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기차의 과세표준으로는 중량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차량 중량이 무거울수록 도로 손상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공공재 사용에 대한 비용부담 측면에서 중량을 과세표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량과 출력이 비례관계를 보인다는 점도 근거로 삼았다. 반면 출력 기준 과세는 내연기관과의 세부담 형평성 이외에는 달리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종합적으로 볼 때, 자동차세 과세표준은 한 가지 지표만을 사용하기보다는 재산과세적 성격과 환경비용적 측면을 모두 고려할 수 있는 혼합지표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격기준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은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이를 조합해 과세표준으로 삼는 방안이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는 중량을 기준으로 과세한다.

 

보고서는 전기차에 대한 세부담 현실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자동차세가 지방재정의 주요 재원조달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고, 복지 등 지방재정의 역할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친환경 자동차 비중 확대는 세수 감소 뿐만 아니라 지방재정 수요 측면에서도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또한 내연기관에 비해 중량이 높은 친환경자동차의 비중 확대로 지방정부가 감당하는 도로유지비용도 계속 증가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따라서 신산업으로서의 전기차에 대한 지원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전기차 시장상황이나 지방재정 측면에서의 지원 등을 감안할 때 자동차세를 통한 세제지원 수준의 재검토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자동차세제 개편이 납세자의 심각한 혼란이나 조세저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제개편을 뒷받침할 설득력 있는 정책 논거와 중장기적 로드맵을 마련하고, 적용시점을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유리 기자 kyr@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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