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조사는 조사답게"…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운영

2024.09.24 08:44:41

세무조사, 예년수준 유지하되 연간건수는 탄력 운영 

사주 비자금 조성, 고소득사업자, 민생침해탈세자

역외탈세, 온라인 신종탈세자에 조사 집중할 듯  

 

 

국세청이 지난 12일 강민수 청장 취임 후 첫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발표한 향후 세무조사 기조는 '조사다운 조사'로 요약된다.

 

이날 발표한 자료에는 "조사 규모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경제여건이나 인력 상황 등을 고려해 연간 건수를 탄력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국세청 내부적으로 한정된 조사인력과 예산상황, 대외적으로는 경제회복 지연 등을 감안할 때 조사건수를 대폭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고, 다만 '예년 수준'에서 소폭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국세청이 한해 동안 실시하는 조사건수는 1만4천건 이하까지 떨어져 '역대 최소'에 이르렀다. 실제 코로나 직전인 2019년 1만6천8건이던 총 조사건수는 이듬해 1만4천190건으로 감소한 이후 1만4천454건(2021년), 1만4천174건(2022년)에서 지난해 1만3천973건으로 떨어졌다.

 

조세정의 확립과 성실신고 유도를 위해선 조사건수의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경제상황 등을 감안, 에둘러 "신중하게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경제여건이나 인력상황 등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연간 건수를 유연하게 운영하겠다"는 방침에 비춰볼 때 반사회적 탈세행위와 같은 필요한 조사는 반드시 집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런 조사로 인해 경우에 따라 조사건수가 다소 늘어나는 것도 허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지방청 조사국 관계자는 "조사요원들이 꼭 필요한 조사를 하고도 평가에서 감점을 받는 일이 없도록 BSC 조항의 개선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결국 세무조사를 제대로, 조사답게 하라는 의미다"라고 귀띔했다.

 

예고된 것처럼 향후 국세청은 ▶사주의 비자금 조성 등 불공정 탈세자 ▶고소득사업자 ▶민생침해탈세자 ▶역외탈세자 ▶온라인플랫폼 기반 신종탈세자 등에 조사역량을 더욱 집중한다.

 

특히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시장경쟁을 위협하고 성실신고를 저해하는 법인‧사주일가의 악의적 탈세에는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사주의 비자금 조성과 같은 악의적 탈세는 초기 대응이 중요한 만큼 비정기조사나 장부 일시보관, 사전통지 생략과 같은 수단을 적극 활용하는 등 기민한 대처가 예상되며, '공정과세' 차원에서 국민적 반감이 크거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기업들도 조사를 피해 가지 못할 전망이다.

 

점차 탈세수법이 지능화하고 있는 고소득사업자들도 단골 조사대상이다. 사회적 명성과 영향력을 이용해 막대한 소득을 올리면서 수입에 합당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이들이 집중 검증을 받게 된다.

 

민생침해탈세자 조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국세청은 석달 전부터 사기성 정보로 서민의 여유자금을 털어간 '한탕 탈세자' 25명, 엔데믹 호황과 고물가 시류에 편승한 생활밀착형 폭리탈세자 30명 등 55명에 대해 전국 동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기조는 하반기에도 그대로 유지돼 불법‧불공정 행위로 부당수익을 올리는 불법 다단계나 불법 리딩방 등 민생침해탈세자에 대해서는 엄정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역외탈세는 가상자산 등 디지털자산의 확산과 외부전문가의 조력으로 탈세수법이 갈수록 정교화하고 있어 예의주시하는 분야다. 국세청은 매년 200여건의 역외탈세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남은 하반기에도 신종 탈세유형과 정상적인 해외투자로 위장하는 거래를 집중 들여다볼 예정이다.

 

특히 국세청은 역외탈세 조사와 관련해 납세자가 자료제출을 거부 또는 협조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 과태료 부과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방침이다. 이런 조사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이행강제금 도입 등 실효성 있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온라인플랫폼 기반의 신종산업 유형도 정밀 분석해 대응한다. 지난 4월 진행한 벗방 기획사‧BJ, 온라인 중고마켓 명품판매업자 21명 조사와 같이 신종탈세 유형을 조기에 포착해 조사로 이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으론 포렌식 업그레이드,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 서화‧골동품 트래킹시스템, 외환분석시스템 개선 등 조사지원 인프라도 대폭 보강에 나선다. 



오상민 기자 osm115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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