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에서 '쎈'사람 데려다 감사관 쓰면 국세청 공직기강 잡힐까?

2024.10.28 17:36:39

박수영 의원, 종합 국감서 국세청 감사관에 감사원 출신 임명 주문

역대 감사관 중 3명 외부 수혈…문호승·박진원-감사원, 양근복-검찰 출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가 28일 개최된 가운데, 국세청의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외부기관 특히, 감사원 출신을 감사관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국세청 조직문화와 업무특성을 충분히 통달해도 공직부패를 사전에 차단하기 힘든 만큼, 오히려 외부인이 감사관에 임명될 경우 수박 겉 핥기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박수영 의원(국민의힘)은 28일 종합 국정감사에서 최재봉 국세청 차장을 상대로 감사원 출신 감사관 임명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문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대구지방국세청에서 발생한 금품수수 사례를 언급하며, “아직도 지금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개방형직위로 돼 있는 감사관을 감사원에서 '쎈' 사람 데려다 쓸 수 없느냐”고 물었다.

 

박 의원은 ‘지난번 감사관도 감사원에서 재직을 한 적 있다’는 최 차장의 답변에 “딱 2년하고 또 국세청 내부직원으로 돌아간다”며, “이렇게 놔 둘 일이 아니다 감사원에 의뢰해서 강력한 감사원 출신 한 사람이 개방직으로 가서 국세청 질서를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공단 직위인 국세청 감사관은 개방형 직위로 지정돼 공무원과 민간인 모두 응모할 수 있다.

 

국세청은 지난 2009년 백용호 국세청장 당시 감사원 간부 출신인 문호승 감사관을 외부에서 첫 영입했다. 또한 2013년 김덕중 국세청장은 현직 검사 출신의 양근복 감사관을, 2020년에는 김대지 국세청장이 감사원 고공단 출신의 박진원 감사관을 기용했다.

 

총 3명의 외부 영입 감사관 가운데 2명은 감사원 출신, 1명은 검사 출신을 임명한 셈이다.

 

국세청이 공직기강을 전담하는 감사관을 외부영입으로 눈을 돌린 시기도 공교롭다.

 

조직 내부에서의 대형 비리사건 또는 부패사건으로 국세청이 곤경에 처했던 시기마다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감사관을 수혈했다.

 

다만, 박수영 의원의 ‘외부에서 영입한 감사관이 국세청 공직기강을 바로 세울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국세청 내부직원들은 물론 세정가에서조차 반신반의하는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이전 지방청 조사국에서 발생한 초대형 뇌물수수 사건 당시 감사관이 모두 외부인 출신이었다는 점과 외부 영입 감사관은 전시행정 측면이 강하다는 인식이 부정적인 여론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더 나아가 2년의 재임기간 동안 국세청 인력과 업무특성 등 조직문화를 파악하기엔 너무 짧아 공직기강을 혁신하기에는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달리, 외부 영입 감사관이 감사 및 감찰업무 혁신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고위직 순환보직 구조에 따라 내부에서 임명된 감사관은 공직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소명·희생정신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외부영입 감사관이라면 짧은 2년의 재직기간 동안 눈치보지 않고 공직기강 혁신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부영입 감사관에 대한 찬반 여론이 국세청과 세정가에서 팽팽하게 대치되는 가운데, 그간 역대 3명의 외부영입 감사관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진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편, 국세청 감사관은 인사혁신처의 주관 하에 공개모집을 거쳐 임명된다.

 

올해 7월 임명된 김지훈 감사관 또한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민간인 2명과 내부공직자 3명 등 5명이 경합을 벌인 끝에 공직가치와 공직기강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최종 선발됐다.



윤형하 기자 windy@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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