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국세청장 "세무조사 아니어도…'선한 영향력' 발휘"
취임 이후 국민부담 없이 국가재원조달‧공정과세에만 매진
부동산 감정평가 대상‧범위 확대…1조5천억 이상 세수 효과 기대
연말정산 과다공제 사전 예방으로 가산세 부담 덜고 추가 세수도
보험 해약환급 준비금 설정비율 낮추게 유도해 합당한 세부담
대기업 '직원 할인판매' 지속 문제제기로 세법개정 이끌어
강민수 국세청장은 올해도 납세자의 자발적 신고·납부를 더 성심성의껏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 국세청장은 22일 2025년 상반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잇따른 세수결손에 따른 무거운 책임감을 토로하며, 국세청 간부들에게 “굳건하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해야 할 일로는 시스템을 보다 혁신하고 과학세정을 확고하게 정착시켜 '획기적인 대국민 납세서비스 제공'에 나설 것과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과 납세자를 '따뜻하게 감싸는 세정'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자금 부담에 처해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세정 차원에서 돕고, 수출·해외진출 기업의 어려움 해소에도 부단히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공정과세 구현을 위한 역할도 강조했다. 서민 일상과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세무조사나 신고검증을 엄정 집행할 것을 예고했다.
강 국세청장은 “우리청의 소중한 자원인 일선 직원들을 보듬고, 다독이며, 잘 이끌어서 ‘일 하나는 제대로 하는 국세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전국 세무관서장들의 동참을 독려했다.
한편, 강 국세청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세청의 선한 영향력을 통해 ‘국가재원조달’과 ‘공정과세’가 구현된 성과를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첫번째는 부동산 감정평가사업을 꼽았다. 그간 고가 부동산 상속·증여 조사에서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감정평가를 하지 못해 놓치는 세금이 너무 많았다는 판단이다.
강 국세청장은 “지난해 하반기 관계부처를 쫓아다니며 적극 설명한 끝에 예산을 약 두 배 이상 증액할 수 있었다”며 “올해부터 초고가아파트나 호화 단독주택 등도 시가에 가까운 금액으로 평가하고 과세할 수 있게 되는 등 상당 폭의 세수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감정평가 대상·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1조5천억원 이상의 세수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매년 약 2천만명의 국민들이 연말정산을 하고 있지만, 과다공제의 상당부분을 사전·사후에 걸러내지 못했던 사례를 환기한 강 국세청장은 “작년 하반기에 관련 시스템을 완전히 개편해 당장 1월부터 소득기준을 초과한 부양가족 자료는 원천 차단해, 납세자의 추후 가산세를 덜면서도 추가세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성과를 소개했다.
보험업종의 해약환급금 사례와 대기업의 직원 할인판매에 대해서도 국세청이 선한 영향력을 통해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해약환급 준비금 전액이 손금으로 인정된 결과 보험사들의 영업이익이 2023년에 비해 월등히 증가했음에도 납부세액은 거의 없는 상황이 작년에 발생했으며, 일부 대기업에서는 소속 임직원들에게 차량 등 구입시 과도한 할인 혜택을 제공해 사회적 논란이 됐다.
강 국세청장은 “여러 관계부처를 찾아다니며 설명하고 또 설명해서 준비금 설정비율을 크게 낮추는 등 제도 개선을 이끌어 냈다”고 보험업종이 합당한 세부담을 하는데 기여했음을 소개했다.
또한 과도한 직원할인 판매로 문제가 된 대기업 등에게 과세하지는 못했으나, “해당 기업이 스스로 관행을 시정하도록 유도하고, 관련부처에도 요청하는 등 이같은 문제점이 공감대를 형성해 결국 지난 연말 세법개정에 이어 이번달에 시행령도 마련됐다”고 말했다.
일례로 8천만원짜리 고급자동차를 직원 할인(25%) 받아 6천만원에 구입한 경우 과거에는 아무런 세부담이 없었지만, 올해부터는 비과세 한도를 초과하는 할인액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강 국세청장은 이같은 일련의 성과를 공유하며 “이는 국세청이 꼭 세무조사를 통한 적출이 아니어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제도 개선을 이끌어 낸 사례”라며 “이외에도 고객의 지방세를 대납하며 받은 카드사 캐시백을 일부 직종에 대해서도 대대적으로 점검해 부조리를 시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세청을 둘러싼 세정환경이 어느 때보다 만만치 않음을 환기한 강 국세청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세월에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듬직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산처럼 국세청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또 묵묵히,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해내야 한다”며 “저부터 ‘뭐라도 하겠다’는 각오로 뛰고 또 뛰겠다. 여러분도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저와 함께 해달라”고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