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촬영 후 현장추가금 받아 부동산·주식 취득한 스튜디오
할인 미끼로 현금결제 유도 후 신고누락한 산후조리원
교재·재료비 등 현금과 계좌이체로만 받은 영어유치원
국세청, 업체 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재산형성과정 정밀 검증
국세청이 예비부부와 예비부모들로부터 과도한 지출을 강요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이 내야 할 세금을 회피해 온 결혼·출산·유아교육 업체 46곳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와관련, 결혼·출산·유아교육 시장에서 예비부부·예비부모들은 철저히 을이 되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으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마다 비용부터 걱정해야 하기에 혼인과 출산율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세청이 이날 발표한 결혼·출산·유아교육 업체의 주요 탈루사례에 따르면, 차명계좌로 빼돌린 자금을 자산증식에 유용하고 자녀 명의로 사업장을 쪼개 자녀의 부동산 취득자금을 우회 지원한 스튜디오가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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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는 예비부부의 선호도가 높은 유명 스튜디오로, 사진 촬영 후 원본·수정본 구입비, 액자비, 장당 추가비 등 현장 추가금 발생 시 사주의 친인척 명의 계좌 등 다수의 차명계좌에 현금을 이체하도록 유도해 매출을 누락했으며 사주는 이를 100억원 상당의 부동산 및 주식 취득자금으로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AAA의 제2촬영장을 당시 유학 중이던 자녀 명의의 aaa로 사업자 등록하고, 소비자들이 AAA 촬영대금으로 지급한 매출을 aaa로 분산함으로써 자녀가 정상적인 사업소득이 있는 것처럼 위장한 후, 자녀가 aaa에 귀속된 소득으로 아파트를 취득하도록 부당 지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AAA의 수익 누락 규모를 정밀 검증하는 것은 물론, 사주와 자녀 명의의 자산 취득 거래와 관련한 자금출처의 적정성 여부를 집중 조사 중이다.
피팅비와 추가금 매출을 누락하고, 사주일가의 개인적 용도에 쓰일 비용을 법인자금으로 지출하며 세금을 줄인 드레스 샵도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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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B는 인지도가 높은 고급 웨딩드레스 대여샵으로, 드레스 선택을 위한 샘플 착용 비용인 ‘피팅비’는 현금으로만 받고, 대여 드레스의 브랜드에 따라 차등적으로 발생하는 추가금도 10%의 할인을 제시하며 현금 결제를 유도해 매출을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사주가 직접 부담해야 할 거주지 인테리어 공사비 및 고급 회원제 PT, 골프장 이용료 등 업무와 관련이 없는 비용을 BBB의 경비로 처리했으며, 사주일가는 BBB의 영업시간 중 캠핑장이나 원거리 피부미용실, 골프연습장, 영화관을 이용하는 등 실제 근무하지 않고 있음에도 고액의 가공 급여를 지속적으로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BBB의 실제 수익 규모를 철저히 검증하고, BBB의 매출 분산 거래 및 경비 계상 적정성 여부에 중점을 두고 엄정하게 조사 중이다.
할인을 미끼로 받은 현금을 신고 누락하고, 사주에게 과다 임차료를 지급하며 비용을 부풀린 산후조리원도 세무조사를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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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C는 임신 초기부터 예약하지 않으면 입실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있는 산후조리원으로, 상담 시 현금 할인가를 안내하고 있으며 고액의 산후조리원 이용료를 감안할 때 할인액이 수십만원에 달하는 탓에 대다수 산모가 현금 결제를 선택하고 있다.
CCC는 현금으로 수취한 산후조리원 입실 요금 및 부가서비스(마사지) 요금을 매출에서 누락하고, 사주로부터 임차한 사업장의 임차료를 시세보다 2배가량 비싸게 지급하는 등 비용을 높여 세금을 축소했다.
또한 사주일가는 과다 수취한 임대료 등을 미국·유럽 등 고가의 해외 여행 비용으로 유용하고, 법인카드를 백화점 명품관이나 사우나 등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고가 임대차를 비롯한 CCC와 사주일가 간의 거래 적정성을 중점 검증할 계획이다.
교재비 등을 탈루해 자녀는 해외 유학을 보낸 사주와 가공거래를 통한 거짓세금계산서 수수 등으로 세금을 회피한 영어유치원도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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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D는 학부모의 선호도가 높아 고가의 원비에도 불구하고 입학경쟁이 치열한 영어유치원으로, 수강료 외에 별도로 결제해야 하는 레벨테스트비용․교재비․재료비․방과후 학습비 등은 모두 현금 또는 계좌이체로만 수취해 신고 누락하였으며, 이를 자녀의 해외 유학 자금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DDD는 사업과 전혀 연관이 없는 사주 배우자의 업체 ddd로부터 마치 실제 용역을 제공받은 것처럼 꾸며 거짓 세금계산서를 수수했으며, 그 외에 사주일가는 여러 대의 고급 외제차를 회사 명의로 구입한 후 사적으로 사용하며 관련 비용은 업무용 경비로 처리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DDD의 실제 수익 규모를 철저히 검증하고, 가공거래 및 허위 경비 계상 혐의를 중점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