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8·21인사 숨은 뜻

2000.08.28 00:00:00

`개혁'·`안정' 조화에 큰틀




지난 21일 단행된 국세청의 차장을 비롯한 고위직 인사는 安正男 청장이 취임후 단행했던 지난해와는 한마디로 달랐다. 지난해의 인사는 개청이래 최대의 물갈이 인사로 불리우며 국장급 21명 가운데 19명을 갈아치우고 고시 기수를 몇 단계씩 뛰어넘는 가히 혁명적인 세대교체성 인사를 단행했었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安 청장이 취임당시 밝혔던 `개혁과 안정을 조화시키겠다'는 인사방향이 이번에야 맞아떨어졌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인사때 국장급이상 간부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용퇴를 결심케 한 것과는 달리 이번 인사에서는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도 2명이나 1급으로 승진을 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으로 보인다. 황수웅(黃秀雄) 前 차장이 후진들을 위해 두말없이 물러났고, 또 김성호(金成豪) 前 서울청장도 서울청장 재임1년이면 후진들을 위해 용퇴를 해왔던 관행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나 차관급인사에서 조달청장으로 영전의 영예를 안아 자리를 옮김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다.

이번 1급인사의 밑그림은 지난해와 똑같이 지역안배가 강조됐다. 1급 차장에 경남 김해출신의 곽진업(郭鎭業)씨가, 서울청장에는 역시 호남출신인 손영래(孫永來)씨가 임명돼 `영남출신 차장에 호남출신 서울청장'이라는 구도로 압축됐다.

이번 인사에서 무엇보다 숨은 배경은 행시기수를 바로잡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인사때 국세청장이 10회였고, 행시 14회가 차장인 반면 서울청장과 대전청장이 10회, 조사국장이 12회, 법무심사국장이 11회였는데 13회가 1급인 중부청장이어서 모양새가 좋지않아 이번에 바로잡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10회 국세청장에 12회 차장과 서울청장, 13회 중부청장 조사국장 법인납세국장 등. 그래서 11회인 최이식(崔利植) 법무심사국장도 광주청장으로 내려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국세청 인사관행상 1급으로 먼저 승진한 사람이 선임청장 즉, 봉태열(奉泰烈) 청장이 서울청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손영래(孫永來) 서울청장이 중부청장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했으나 그동안의 인사관행을 깨고 손영래(孫永來) 국장을 서울청장으로 곧바로 임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안정남(安正男) 청장은 인사후 열린 22일 첫 간부회의에서 봉태열(奉泰烈) 청장의 유임은 중부청과 경인청이 지난해 의욕적으로 통합을 했으나 아직까지 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문책성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와 함께 이번 인사에서 이주석(李柱碩) 조사국장과 이재광(李在光) 법인납세국장이 중용된 것은 지난해 인사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향피제' 인사의 성공'에 대한 배려라는 시각이다.

검사 한 사람 한 사람이 권력기관인 검찰과는 달리 국세청은 납세자인 지역민을 직접 상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모함과 민원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향피인사는 모험에 가까울 정도의 어려운 일. 그러나 安 청장은 국민의 정부 최대의 과제인 지역감정의 해소라는 차원에서 결정을 내렸고, 파견된 두 지방사령관은 향피제라는 시험무대에서 해묵은 지역감정과 부딪히며 직원들과의 융화를 꾀해 새 역할을 순탄하게 수행해 내 중용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면 이번 인사에서는 지난해 실시했던 지방청장에 대한 향피인사를 배제함으로써 `전무후무'할 것이라던 지난해의 전망이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속내는 지난해 인사시 고민했던 부분 즉, 적합한 인물이 없었던 때문이라는 견해가 많다.


서주영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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