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3년 세정개혁 어디까지 왔나?] 2-4

2001.03.08 00:00:00

② 전문가진단 - 세무·회계·관세·학계

영수증수수·납세의식 불신 잔재해소 주력

이만우(李晩雨)
고려대 교수

외환위기 해결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출범한 국민의 정부는 사회 각 부문의 개혁작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금융 재벌 공기업 정부의 개혁 등 각종의 개혁과제를 추진해 오고 있지만 성과가 부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심지어는 개혁주체가 부진한 개혁의 책임이 있는 개혁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세정개혁의 성과는 높이 평가되고 있다. 국세청은 '99.9.1 `정도세정'의 기치를 걸고 제2의 개청을 선언하면서 강력한 세정개혁을 추진했다. 개혁의 성과는 신속히 발휘됐으며 작년 6월에는 기획예산처와 행정자치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공공부문혁신대회에서 총 4백55개 대상기관 중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작년 12월에는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에서 `공공부문 부정부패 추방 노력도'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세정개혁의 성과로는 우선 본청 1개국, 지방청 1개, 세무서 35개를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으로 조직의 효율성을 높인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과거 일제시대부터 유지돼온 세목별 조직에서 납세자 중심의 기능별 조직으로 전면 개편했는데 이는 민간기업의 고객중심경영을 세정에 접목시킨 것이다.

아울러 납세자와의 유착소지를 제공했던 지역담당제를 폐지했으며 납세자보호담당관제 도입 및 서비스센터 설치를 통해 납세서비스에 대한 국민만족도를 개선했다. 또한 국민만족도의 개선과 세수실적을 연계시키기 위해 신용카드영수증복권제를 시행해서 신용카드 사용금액을 대폭 증가시켰다. 신용카드 사용에 의한 조세포착률 제고로 인해 자영업자의 부가가치세 신고를 한 해 사이에 50%정도 증가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요즘, 세무서에 가보셨습니까?'라는 구호는 국세청의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세정개혁이란 올라갈 목표가 정해져 있는 완성형 과제가 아니며 계속 노력해야 하는 진행형 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세정에 대한 국민만족도가 상대적으로 증가되었다고 하나 아직도 불신의 잔재는 남아있으며 영수증 주고받기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고 국민의 납세의식도 선진국수준에 크게 미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호화·사치생활을 일삼는 특정계층들과 대주주로 등장한 2세들의 납세실적은 기가 막힐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이는 과세대상을 적절히 규정하지 못한 세법체계에도 문제가 있지만 과세 포착률을 획기적으로 제고하지 못한 세정에도 책임이 있다.

이와 같은 세부담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신용카드 사용 확대에 보다 노력을 집중하고 범사회적 과세자료체계의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과세자료 인프라를 구축함에 있어서 상호검증(cross-check)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활용가능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정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고소득 전문직종을 비롯한 자영업자 수입의 포착률을 높이고 표준소득률제도를 대체할 기준경비율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세정개혁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국민의 납세의식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부터 세금의 역할을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방송매체를 통해 납세교육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국세청은 과거보다는 개선됐다는 지금까지의 개혁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선진국과 비교하여 자랑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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