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띠 이야기]희망 알리는 닭아, 밝은소식 가득한 한해 만들어주렴

2005.01.03 00:00:00

천지개벽·새벽 여는 존재 새로운 시작·도약 상징


2005년은 을유년(乙酉年), 닭띠의 해다.

닭은 천지개벽 등과 같은 새로운 시작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적막한 새벽의 공기를 가르고 울려퍼지는 닭의 울음소리 때문이다.

닭의 계성(鷄聲)은 어둠을 물리치고 새 날을 알리는 도약, 천지개벽, 위대한 인물의 탄생, 광명의 날 도래를 알려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인간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던져주는 인도자, 삶의 전환점 구실을 한다.

제주도 무가에 주로 나타나는 우리나라 천지창조신화를 살펴보면 세마리의 닭이 천지인을 관할하는 신격으로 등장한다. 그들은 태초의 혼돈상태를 물리치고 개벽을 주도한다.

이러한 상징성은 현대에도 이어진다. 유명한 현대시인 이육사의 '광야'는 '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라는 구절로 1연을 시작한다. 여기서 '닭이 우는 소리'는 천지개벽이 이뤄지는 태초의 원시성을 표현하고 있다. 즉 닭은 여기서 시간을 깨우는 존재로 나타나 있으며 닭의 부재를 통해 역사의 미시작, 천지개벽의 미시작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닭이 우는 소리가 어둠을 물리치고 광명을 가져오는 창조적 의미로 인식된 데서 연유했다고 볼 수 있다.

닭의 울음소리는 또한 위대한 인물의 탄생을 알리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김알지의 탄생신화에서 보면 하늘에서 하강한 천신 계통으로서 경주 김씨의 시조가 된 그가 태어났을 때 나무밑에서 흰 닭이 울었다는 구절이 있다. 이는 흰 닭의 울음이 그의 존엄성을 드러내기 위한 매개체로 구현된 것이다.

닭은 또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시보의 역할을 수행한다.

결국 닭의 울음은 어둠의 존재를 물리치고 밝음을 끌어주며 풍요와 편안함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한편 닭은 깨달음의 주체 또는 덕성을 지닌 동물로도 표현된다.

이는 불교·유교의 영향으로 불전에는 부처가 전생에 수탉으로 태어나 닭을 잡아먹는 매를 훈계한 이야기가 전한다. 이는 닭이 광명을 이끄는 존재인 것에서 착안, 미맹(어둠)을 물리치는 깨달음의 주체로 나타난 것으로, 닭의 소리는 무지한 인간을 일깨우는 깨우침의 소리이다. 절의 문양이나 조각에 닭이 새겨져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이외에도 닭은 새벽을 알려주는 존재로, 이는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혼례에서는 초례상에 닭을 두마리 묶어서 올렸다. 여기서 이는 닭의 이러한 습성에서 착안, 새로운 출발이라는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새벽을 알리는 습성상 닭은 벽사의 주술적 의미도 가지고 있다. 이는 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닭이 잡귀를 쫓는 힘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닭의 습성을 이용해 닭의 그림을 이용해서 잡귀를 쫓는 벽사의 기능으로 썼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복날 닭을 먹는 것도 삼복의 유행병을 막는데 의미가 있다.

닭띠에 태어난 사람들은 성격상 자기 확신이 강하고 적극적이지만 보수적이고 고집스러운 면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닭띠는 지혜롭고 직관적인 뱀띠와 잘 어울리며 소띠나 용띠와도 잘 어울린다고 한다. 그외에 범띠, 양띠, 원숭이띠, 돼지띠와도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닭띠는 다른 닭띠와 만날 때는 충돌이 일어나며 또한 친근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필요로 하는 쥐띠와는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갈등이 노출된다. 또한 감수성이 예민한 토끼띠와는 조화를 이루지 못하며 개띠와도 원만한 관계를 갖지 못한다고 한다.

닭은 동이 틀때 횃돼에 올라가 새날이 옴을 예고하고, 밤이 끝났음을 선언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을유년(乙酉年), 닭띠의 해를 맞아 이러한 닭의 상징성처럼 지난해의 어둠(나쁜 일)은 모두 사라지고 빛(즐거운 일)만 가득하길 기원한다.

 




김유리 편집기자



최삼식 기자 echoi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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