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 - 寸鐵活仁] 장재철 本紙 논설위원, 시인

2002.12.09 00:00:00

얼굴 활짝 펴고 사는 바른 세상 -우리 손으로 만들자



장재철
本紙 논설위원, 시인

사람이 나이 40이 넘으면 제 얼굴에 책임을 질 수가 없다고 한다. 그동안 많은 辛酸과 곡절을 겪다보니 얼굴의 原型까지도 저도 모르게 변화한다는 뜻으로 順理의 妙諦까지 곁들인 아주 재미있는 표현이다.

그래서 이를 뒷받침 하는 揷話 한토막.

옛날 伊太利의 어느 肖像화가가 叛逆者 유다의 肖像을 그리기 위해 그 '모델'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섬겨 온 '예수님'을 돈에 눈이 어두워 敵에게 판 可憎스런 '유다'의 風貌를 그대로 나타낼 수 있는 얼굴은 그리 흔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自己가 그 모델이 되겠다고 찾아온 한 사내의 얼굴을 보고 그 화가는 깜짝 놀랐다.

몇년전에 자기가 그린 예수님 肖像畵의 모델이 되었던 바로 그 사람이 아닌가….

그다지 길지도 않은 몇년의 歲月은 그 사나이를 '墮落의 濕地를 헤매게 해서' 예수님처럼 溫和하고 秀麗하기만 했던 그 얼굴을 어느새 '유다'를 닮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사람은 그 처해 있는 환경과 가진 心性에 따라 얼굴에까지 그같은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며칠전에 읽은 西洋 短篇小說에 이런 것이 있었다.

그것은 마을 뒷산에 있는 사람 얼굴을 닮은 거대한 '바위'에 얽힌 이야기였다.

언제부턴가 그 마을에는 그 바위의 모습을 닮은 偉人이 나타날 것이라는 傳說이 전해 내려오고 있었다.

그래서 마을사람들은 그 고장 出身의 成功者 가운데 어느 한사람의 얼굴이 그 바위에 꼭 닮았다고 법썩을 떨면서 제멋대로 만들어낸 偶像에 陶醉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윽고 그것은 한 成功者에 대한 그릇된 幻想이지, 조금도 그 사람과 마을 뒤 巨岩이 닮은 데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그곳 마을사람들이 제멋대로 興奮하고 失望하는 동안 한 少年이 朝夕으로 山위에 巨岩을 우러러 보면서 傳說에서 말하는 偉人의 出現을 열심히 빌었다.

그리고 몇십년의 歲月이 흐르고 그 少年도 어느덧 白髮의 老人이 되었는데 그 얼굴이 慈悲와 理智에 가득찬 山위의 巨人岩에 영락이 없었다.

어린 소년적부터 마음속 깊이 숭상하고 기도한 感化의 힘이었다.

그래서 말이지만 우리 나라 上層 人物들의 다이나믹(力動的)한 不正 非違와 지칠줄 모르는 게걸스러운 健啖(大食)에 대한 미움으로 차갑게 굳어 있는 우리 국민들의 얼굴이 이번 大選을 계기로 이른 봄날 목련 꽃송이처럼 쫙 펴지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 너무도 간절하다.


김정배 기자 incheon@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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