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여수署)
엇갈린 동화 속에
아라베스크의 고운 선율이
발가락, 손가락을 다시 일으키게 하는데
분홍신은 찾을 수 없어요.
살갗이 떨어져 나간 자리엔
문둥이처럼 내살은 얽어져 있어
바람에 익힌 무대가 좋아
난 조명을 가르고 있어요.
영혼을 추스르다
生은 나와 만남을 지탱하고 싶어
아직 열리지 않는 어둠 속으로
새끼줄을 꼬아 올렸어요.
알맞게 스미는 물 고인 천조각들
춤쟁이 피맺힌 발가락이
내 어깨 너머에서 눈물을 쥐어짜고 있어요.
분홍신은 자리 잡고 누울 수가 없어
2천년 떠도는 전설 속에
恨 많고 저주받은 가여운 악마예요.
지금 난 분홍신을 잊어버렸어요
나의 분홍신은 잃어버린 발가락을 찾아
피아노를 두드리며 박자를 가져요.
당신
오늘은 어느 무대에
나를 올려 놓으실래요....
채흥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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