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隨筆]비음산 자락에서

2003.06.02 00:00:00

-임상현, 김해署


누군가가 진달래에 파묻혀 멋지게 사진을 찍고 싶다면 나는 감히 비음산 산행을 권하고 싶다. 그만큼 그 산의 산 정상에 눈이 부시도록 흐드러지게 피워있는 진달래를 본다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산 정상 전체가 온통 진달래로 붉게 물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빼어난 바위산이 아닌 수목이 우거진 울창한 산에는 진달래가 피어 있고 간간이 새들의 울부짖음이 산골을 은은하게 울려 준다.

2주전에 적석산을 다녀왔고 계속 추진해 온 등산의 일정으로 우리가 다시 산행을 위해 출발한 것은 4월12일 토요일 근무뒤 오후 1시였다. 계획된 산정일정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13시 정각 출발- 장유 - 창원터널 - 도청에서 우회전하여 도청 안으로 진입 - 호수주차장에 주차 - 13시40분 등산시작 - 15시40분 정상 도착 - 17시 주차장 도착 - 17시30분 저녁식사후 해산(인원;10명)

김해에서 출발할쯤 하늘을 보니 어저께부터 잔뜩 구름으로 흐려 있었지만 경남도청 뒤편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할 때는 구름이 다 걷히고 화창한 봄날의 기운이 온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일정대로 1시50분에 출발했다. 우리를 맨 처음 맞이한 것은 아카시아 잡목과 듬성등성 소나무 군락이 눈에 들어왔다. 등산로를 따라 이어지는 계곡에는 냇물이 시원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등산로 초입부터 평지였고 군데군데 많은 사람들이 좋은 날을 맞아 산행을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가 계곡이 끝나는 지점부터 왼쪽 등산로를 오르는 지점부터는 오르막길이 나타났다. 나무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얼마후 온통 하늘을 다 가리는 소나무 군락이 나타났고 젖어있던 온몸이 시원했다. 그곳은 등성이의 끝자락이었고 우리는 우측 진례산성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 오르기 시작했다. 안내판을 보니 진례산성 2.83㎞이전 지점으로 되어 있었다. 양 옆으로 상수리나무 군락이 나타났고 다시 오르막길이 펼쳐졌다. 산등성이 중간에 진달래 꽃무더기가 띄엄띄엄 활짝 웃고 있었다. 길 양옆에는 이름 모를 갖가지 나무들이 잎망울을 내밀고 있었다. 자연의 섭리가 아니겠는가? 봄이 완연해졌다.

이정표를 보니 진례산성 2.5㎞ 이전 지점으로 되어 있었다. 이곳부터는 다시 내리막길이었다. 소나무들이 열병식을 하는 양 죽 늘어서 있었고 굴을 지나가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얼마후 다시 오르막길이 나타났고 끝자락이었다. 용지봉 6.9㎞이전 지점으로 되어 있었다. 산 코스는 타원형 모양이었고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반반이 섞여 산행으로는 적당했다. 드디어 산 오르막길을 타고 산등성이에 온통 진달래 군락이 나타났다. 산 천지가 그야말로 진달래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진달래 군락 사이에 외롭게 서 있는 한그루 늙은 노송 아래에 땀을 씻으며 잠시 진달래 군락을 음미하고 있었다.

푸른산 속에
연분홍 저고리 입고
수줍은 새악시 마냥
낭군님 기다리나
진달래 아가씨여,
너의 그 붉디붉은 꽃망울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워
시집가는 예쁜 새악시의 얼굴보다
더 서럽도록 곱구나


그곳은 말 그대로 진달래 천지였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를 노래했던 소월님도 이곳에 와보면 이곳 진달래에 반했으리라는 감흥이 절로 일었다. 그곳에서 5분여 동안 사진을 찍고 다시 출발했다. 그러다 등산로 좌쪽 방향으로 돌무덤처럼 죽 연결되어 있어 살펴보니 진례산성이었다. 진례산성은 돌을 짜 맞춘 것이 아니라 엉성하게 돌무덤처럼 생겼다. 다시 이동하여 산 끝자락에서 우측으로 바라보니 창원시내가 아래로 내려다 보였다.

비음산 정상(518.8,m) 이었다.

그곳도 온 산등성이가 진달래 군락이었다. 그곳에서 가져간 간식을 먹으면서 사진을 찍었다.  잠시 후 15분 가량 산행을 계속하자 엄청난 경사가 나타났는데 온몸에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정상까지 올랐다 다시 내려가는 길에 맞이하는 오르막길이라 여간 힘들지 않았다. 그러나 잡목과 소나무 군락사이를 지나오면서 비음산의 정기를 온몸에 받아 마시며 무사히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진달래꽃 군락을 이루어 산 전체가 아름다운 화원이었으며 타원형처럼 생긴 등산로를 걷다보니 등산코스로는 지루함이 없었으나 정상에서 내려오다 다시 만난 오르막의 급경사는 매우 힘이 들었다. 돌아온 시각은 오후 5시10분 경이었다.


채흥기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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