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寸鐵活仁]팽배하는 不信風潮, 先進을 막는 덫이다

2003.06.09 00:00:00

장재철(張在鐵)本紙 논설위원, 소설가



우리가 하루를 사는 동안에도 남을 믿을 때가 있고 못믿어 고민할 때가 있다. 누구의 말이나 행동을 믿고 살아도 별탈이 없었던 사람은, 특히 의심할 만한 증거를 보기 전에는 의례히 믿을 것으로 안다.

이와는 반대로 사람을 믿었다가 속았거나 허망한 꼴을 당해 본 사람은 꼭 믿어도 된다는 확실한 증거를 보기 전에는 의례히 의심하는 것이 옳을 줄로만 안다.

不正直한 사람에게 속아 본 사람이 정직한 사람을 의심하거나, 속은 데에 대한 보복을 하려들면 일은 매우 복잡해지고 인간관계가 몹시 거칠고 사나워진다. 간단한 한 사례를 들자면 한가족 한식구 사이에도 믿음을 잃으면 자기 물건을 잘 안보이는 곳에 감추고 경계를 한다. 이것은 서로 각자의 소유를 존중해 주지 않고 필요하면 손에 닿는 대로 마구 썼기 때문에 그런 습관이 생긴 것이다. 요즘 한창 말썽이 되고 있는 대북비밀송금 사건과 나라종금 부정로비사건 등 애써 거둔 아까운 稅金이 그런 곳에 쓰인다고 생각하면 國稅廳은 거둔 세금 어디다 숨겨 놓고 싶은 생각도 들 것이다.

국가와 다른 국가와 비교해 볼때 서로 믿는 사회인가. 그렇지 못한 병든 사회인가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사람이란 믿을 수가 있는가, 없는가'라는 設問을 독일 사람과 미국인에게 물었는데 美國人은 80%이상이 사람은 믿을 수가 있다고 했고, 독일인은 96%가 사람은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 질문을 지금의 우리에게 했다면 그 답이 어떻게 나왔을까. 전국민의 그것을 알 수는 없지만, 法을 집행하는 검찰이나 경찰관은 사람은 믿을 수가 없고 믿어서는 안된다는 수가 80%는 될 것이고, 돈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稅務公務員은 그만도 못할 것이다. 그만큼 法이 안 지켜지고, 세금 걷기가 어렵다는 결론이다. 원인과 이유가 어디 있든간에 국민이 서로 믿고 사는 사회는 행복하고 국가발전도 기할 수 있고, 不信하는 社會는 불행하고 나라발전도 없다는 것이다.

이 지구상의 수많은 나라 중에 不信의 정도를 따지자면 우리나라는 별반 좋은 편 못 될 것이니, 제 잘난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이 큰 문제이고, 實相을 바로 보고 고치는 사람도 없었다.

이 나라 정치인들의 말처럼 듣기에도 아까운 값진 말도 좀처럼 없을 것이다.  모두가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고 獻身한다고 한다. 당리당략같은 건 천만의 말씀이고 부정한 돈을 받았어도 대가성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말을 믿는 사람은 가족·친척간에도 그리 많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政治는 설 땅을 잃었고, 마구 풀어준 善心性 noise(騷音)社會에서 法은 弱한 者만이 지키는 것으로 퇴색이 되고 말았으니, 자고 새면 權益을 찾는 아우성이 거리를 누비고 그렇다고 그것 보기 싫어 하루종일 방에 누워 있을 수도 없고….

이 어려움을 어떻게 누가 수습을 할 것인가.

말로만 말고 온 국민이 모든 잘못을 내 탓으로 돌리고 悔改하고 待罪하는 마음으로 자기일에 충실하는 것, 이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채흥기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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