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30년사 그 숨은 이야기 - ①

2001.01.11 00:00:00

관세청 `産苦'겪은 특명감사


지난해 말 `관세청 30년사'가 발간됐다. 당시 주역들의 생생한 현장기록들을 `비화'로 묶었다.〈편집자 註〉

'70.2.28 재무부 세관국은 세관공무원의 기강쇄신을 위해 기강특별단속반을 편성하고 전국세관을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이때 특별감사를 엄격히 하기 위해 감사를 하는 자와 받는 자 모두 사표를 일괄 제출해 감사결과 부정이 밝혀지면 그 자리에서 사표를 수리한다는 비장한 결심하에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결과 많은 세관공무원의 사표가 수리됐고 신분상의 문책을 받기도 했다.

이때 세관행정 쇄신대책이 청와대에 보고되었는데, 그 보고 중에는 `관세청 신설, 재무부로부터 독립'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처럼 관세청의 탄생배경에는 순수한 관세행정수요에 의한 조직논리 이외에 세관인들에게는 재무부특감이란 뼈아픈 과거사가 기폭제 역할을 했던 것이다.


당시 재무부 세관국에 근무했던 최흥석 심사정책과장〈사진〉은 사정특감분위기를 이렇게 회고했다.

“감사 전날까지도 특감계획을 전혀 모른 상태에서 청와대 지시로 34명의 감사요원을 차출 사직서를 첨부한 감사서약서를 제출하고 감사에 나섰습니다.”

당시의 특명감사는 너무나 험악하고 살벌해 지금까지도 감사요원들 뇌리에 상세하게 남아 있을 정도라고 한다.

2주간에 걸친 전국세관 특감결과로 36명의 세관공무원이 사직을 하게 됐다. 당시 세관공무원 정원(1천4백73명)의 2.4%에 해당하는 전례없는 대수술로 재무부 특감이 세관공무원에게 준 충격은 세관조직의 지각변동을 몰고오게 한 셈.

최 과장은 “특별사정결과가 결국 관세청 개청을 앞당긴 셈”으로 아이러니컬하다고 회고했다.

특감이 끝나자 전격적으로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재무부 외청으로 관세청을 신설, 8월27일 관세청이 출범하게 됐다. 최 과장은 “역사를 가정해 보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만약 '70.2월의 재무부 특감이 없었더라면 관세청의 탄생은 아마 그로부터 10년후쯤에나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며 술회했다.


지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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