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租稅 半世紀- 그 주역들 회고

1999.05.13 00:00:00

'햇님행정'지향 국세청 의지 담아 친절마크 제정 서비스 일대 혁신

김종상(金鍾相) 세무사. 〈前 부산지방국세청장〉


필자가 교육원 주임교관에서 서울지방국세청 소비세과장으로 갔을 때가 '85년이었으니 이미 안무혁(安武赫) 청장님의 국세청이 확고히 뿌리를 내리고, 정부내에서도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으며 대기업이나 납세자들에게 강력한 국세청으로, 또 조직내부에서도 무서운 국세청장이라는 인식이 뚜렷이 자리잡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당시 서울지방청은 그 위상이 한단계 올라간 명실상부한 수도청으로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1급으로 조관행(趙寬行) 청장(現 아시아종합금융 사장)이 계셨고, 이연희(李年熙) 간세국장(초대 경인청장을 역임·퇴임후 세무사 개업 중), 부가가치세과장에는 황재성(黃再性) 과장(現 서울지방청장)이 지키고 있었으며 필자는 본청 소비세과장으로 올라간 성희웅(成熙雄) 과장(대구지방국세청장 역임·現 주류공업협회 회장)의 후임이었고, 서울청 총무과장으로 계시던 이건춘(李建春) 現 국세청장님은 신설된 개포세무서장으로 새로운 살림살이 준비를 하는 참이었으니, 그때도 쟁쟁한 인재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모여 있었던 것이다.
安청장님의 국세청장시절, 어느 때보다 일선관서·국제조세 등의 조직이 확대되고 활성화되었으며 이와 함께 대기업 등의 세무조사·부동산 투기 등 불로소득자 등에 대한 특별조사 등의 조직이 훨씬 강화되고 그 조사의 강도가 대단한 시절이었으며 이에 대해서는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때리는 채찍질 국세행정만이 능사가 아니며, 쓰다듬고 지도하는 서비스 행정도 못지않게 중요하였으므로 전임 청장시절부터의 민원·상담업무를 친절운동으로 활기차게 벌였는데 이때 만들어진 것이 국세청 식구 누구나 왼쪽 가슴에 부착했던 친절마크였다.
원래 우리나라 국민들이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무뚝뚝하고 퉁명스럽게 대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러다가 무언가 공통점, 그러니까 고향이 같거나 같은 학교를 나왔다던가, 누구누구를 잘 안다든가 하는 사실을 확인하면 그렇게 다정하고 친절할 수가 없다고 한다.
외국사람들 특히 미국·일본사람들은 처음 단계에는 친절하지만 그 이후 인간적으로 친해지기가 힘들다던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먼저 친절하기가 어렵지만, 나중에는 그렇게 다정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행정관서에서 국민들·민원인들에게 처음부터 친절한 봉사행정을 강조하고 있으나, 그 중에도 더욱 선입관이 나쁘고 어쩐지 기분이 산뜻하지 않은 `署'·`廳'자 붙은 관청 중에 대표적인 국세청이 앞장서서 친절캠페인을 벌이면서 그 상징적인 친절마크를 제정한 것이다.
푸른색 바탕에 활짝 웃고 있는 햇님의 모습을 디자인한 것으로서 이와 함께 친절운동수칙을 만들고 슬라이드·교육책자 등을 통한 교육·홍보도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친절운동을 햇님의 밝게 웃는 모습으로 형상화시킨 것은 이솝우화의 햇님과 바람의 힘내기 자랑을 연상시키는 것이었는데, 말하자면 국세행정을 일방통행식이고 강압적·비민주적으로 몰아치는 바람의 특성, 예를 들면 `성실한 신고를 안하면 장기 정밀조사를 실시하여…'하는 식으로 겁을 주는 행정에서 쌍방대화식으로 자발적 협조를 유도하고 민주적으로 지도·홍보하는 햇님의 행정을 지향하여 이러 이러하니 성실한 신고·납부를 안할 수 없다고 인식토록 하는데 국세
행정의 기본방향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요즘 대북정책의 기본이 햇볕정책인 것은 그 여건과 내용이 더 깊은데 있다고 생각되지만, 벌써 우리 국세행정의 방향을 햇님의 밝은 미소에서 찾은 것은 어떤 행정분야보다 충분히 앞서가고 있었다고 할 수 있었다.
친절운동을 철저히 실천하기 위하여 각종 대화요령 등을 반복 교육하는 등 기초부터 터득하는 훈련을 강조하고, 관서별로 점검·상호경쟁 평가하는 등으로 해서 작은 불평과 비판도 뒤따랐지만, 납세자(국민)를 파트너로 생각하며 신분과 형편을 구분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친절하게 대하면서 상대편의 입장을 이해하고 대화하는 분위기로 확산되었던 것이다.
이것은 바로 외면적인 친절은 물론이지만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내면적인 친절의 실천, 그러니까 이솝우화의 햇님의 교훈을 되새기는 국세행정으로 발전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런 친절마크를 제작하고 이와 관련된 슬라이드  제작 등 모든  준비들은  安청장님의  취임('82년) 직후부터 추진됐는데, 그 당시 조중형(趙中衡) 교육원장님과 배상규(裵相珪) 교무과장 그리고 실무작업은 이진학(李鎭鶴) 계장(現 중부지방청 직세국장) 등이 크게 수고하였던 것으로 기억
된다.


박성만 기자 daejeon@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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