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의 전자상거래제 도입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주류도매업계가 제도도입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들어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사)납세자연합회(회장·이필우)는 지난 23일 전국은행연합회회관 2층에서 `사이버시대의 공평과세와 납세질서 개선방안'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서경大 고현우 교수 등은 주류업계에도 전자상거래의 물결은 반드시 도래한다며 주류업계에서도 디지털경제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기보다는 위험을 최소화하고 기회로 이용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이계광(李啓光) 회장과 대한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이수학(李洙鶴) 회장 등 주류도매업계 대표자들은 제도도입시 나타나는 부정적인 영향들을 예로 들며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먼저 한국중앙회 이계광 회장은 “술은 여타 상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엄하게 취급돼야 할 품목”이라며 “우리 사회의 제반여건 등을 감안할 때 주류 전자거래의 대중적 시대를 맞이하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李 회장은 특히 “미국 영국 등 선진외국에서도 술에 대해서는 철저한 통제정책을 기초로 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추세가 이러한 데 디지털경제시대의 편의성과 이점만을 생각해 주류 전자거래를 추종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李 회장에 이어 토론자로 나선 대한중앙회 이수학 회장도 이날 토론회의 개최동기와 목적의 순수성에 이의를 제기한 뒤 “주류의 전자상거래는 결과적으로 주류의 소비를 부추겨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유통질서를 문란시킬 것”이라고 역설했다.
李 회장은 또 “주류의 전자거래를 허용할 경우 물류비용의 중복투자와 유통체계의 혼란 등 갖가지의 부정적인 결과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주류의 전자상거래제를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세청 소비세과 안희승(安熙昇) 계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주류의 전자상거래제 방안은 중·장기적인 문제로 미국 일본 등 선진외국에서조차 극히 제한적으로 채택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있는 제도를 결코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安 계장은 그러나 “전자상거래는 시대적인 큰 흐름으로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가게될 길”이라며 “따라서 현재 도입돼 운영되고 있는 통신판매제도를 점차 개선해 나가면서 전자상거래의 문제점들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될 때 도입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