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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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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유세 인상 카드 만지작···정유업계, 반서민정책 '비판'

경유세 인상을 두고 정부의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가 정유업계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팽배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경유세를 인상할 경우 반서민정책을 펼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정유세 인상이 실제로 실현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난 5월부터 경유세 인상에 대한 풍문이 나돌았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경유세를 올리는 한편 경유차 운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경유세 인상에 대한 관련업계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도 이 때부터였다. 

 경유세 인상이 실현될 경우 국내 소비량의 약 80%가 수송용이고 소비자 대부분이 소형 화물차를 소유한 영세 자영업자들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서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다행히 정부는 지난 6월 미세먼지 절감 차원에서 경유세 인상을 검토했지만 최근 실효성이 낮다는 판단 아래 문재인 정부에서는 경유세를 인상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냈다고 밝혔다. 

 정부의 당시 결정은 현행 ℓ당 375원인 경유세(교통에너지환경세)를 인상할 경우 소형 화물차를 주로 이용하는 영세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은 계속 급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고소득자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부자증세 방안을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어서다. 

 당장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도 경유세 인상을 비롯해 주세조정 등 세수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실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경유세 인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 단계에서는 인상계획이 없다"면서도 "이 세상에서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된다는 식으로 영원한 것이 있는가"라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발언만 놓고 본다면 경유세 인상도 충분히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여기에 국정기획자문휘원회도 최근 조세개혁방안 브리핑에서 올해 하반기 경유세 개편을 논의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정황을 근거로 볼 때 정부가 경유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에너지 세제 개편을 추진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정유업계에서는 경유세 인상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경유세가 인상될 경우 국내 경유 수요가 줄 수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경유 공급 과잉 현상을 불러일으켜 업계 전반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정유업계의 주장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경유가 정유사의 주력 제품인 경우도 있다"며 "경유세가 인상될 경우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 역대 정부에서도 경유세를 못 올린 이유는 서민들이 경유를 많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 서민정책을 펼쳤다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농촌에서 경유 소비가 생각보다 많다"며 "업체들은 경유세가 인상될 경우 경유값을 올릴 수 밖에 없다.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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