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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내국세

[현장]'가격·규제완화'로 전환기 맞은 주류(酒類)산업

새해 주류(酒類) 산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제조 측면에서 과세체계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돼 가격인하 경쟁이 불붙었고, 유통 측면에서는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에 들어갔다.

 

종량세 도입에 따라 캔맥주는 출고가가 낮아지고 병맥주와 페트맥주는 거의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생맥주는 출고가격이 높아지는데 정부가 향후 2년간 주세를 20% 경감해 주기로 해 당분간 큰 변동은 없다. 특히 수제맥주는 가격경쟁력이 생겨 다양한 제품 출시가 예상된다.

 

전체 주류 출고량이 매년 감소하는 등 주류 소비가 줄어들자 제조회사 쪽에서는 종량세 도입을 계기로 일부 품목에 대해 가격인하 카드를 꺼내며 술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다.

 

또한 제조회사들은 국세청 가격명령제가 폐지된 지난해부터 주류 출고가격을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며 가격을 마케팅에 본격 활용하기 시작했다. 주류 출고가가 오르락내리락 하자 도매 등 유통업계는 혼란을 겪었다.

 

유통 측면에서 큰 변화도 있다. 바로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 제조사 도매사 소매사 모두 리베이트를 줘서도 받아서도 안 된다. 이를 어기면 처벌받는다. 수십년 넘게 이어온 관행을 국세청과 유통업계가 지난해 중지를 모아 ‘타파’했다.

 

주류관련 규제 완화도 지난해 유독 많았다. 수제맥주 스타트업 기업의 규제 완화 차원에서 수제맥주키트를 주류의 범위에 포함토록 주세법이 개정됐다.

 

음료수 수입 등 다른 업종을 영위하는 것이 제한됐던 주류수입업자가 다른 업종을 겸업할 수 있도록 하는 완화조치도 나왔다.

 

소비자가 음식을 주문할 때 별도의 용기에 생맥주를 담아 제공하는 것이 종전까지는 금지됐는데 국민편의 차원에서 전격 풀었다.

 

핸드폰으로 주류를 주문하고 결제하는 ‘스마트오더’ 시스템도 허용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 정비가 현재 진행 중이다.

 

올해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주류 통신판매를 허용해 달라는 오래된 이슈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사업자들은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전통주에 한해 허용된 온라인 주류판매를 모든 주류로 확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반대편에 선 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 쪽은 중소상공인의 생존권과 국민건강을 위협한다며 온라인 판매 제한을 촉구하고 있다.

 

주류행정 감독관청인 국세청은 주류산업에 더 깊숙이 끼어들고 있다. 새로운 제조회사 및 판매회사들이 경영에 어려움이 없도록 1:1 멘토링을 제공하고, ‘규제 샌드박스’, ‘사전컨설팅’ 등을 통해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민건강, 청소년보호 등 사회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주류관련 훈령․고시를 재정비한다는 방향을 세웠다.

 

주류 소비량은 매년 줄어드는데, 소비를 더 촉진시켜야 하는 제조회사.유통회사 모두 올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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