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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7. (수)

경제/기업

기업들 “지정감사인 감사는 강화되고, 감사비용은 증가했다”

대한상의 조사, "외감비용 증가" 답변 60%

상장사들이 ‘코로나19’에 지정감사인제도·사외이사 연임 제한 등 규제 강화까지 겹쳐 정기주총 준비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박용만)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국내 302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0년 주주총회 주요 현안과 기업애로’를 조사한 결과 상장사들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정족수 부족(35.1%)을 꼽았다. 이어 감염우려 및 예방책 고심(24.1%), 감사보고서 지연 등 준비 차질(13.2%) 순으로 답했다.

 

특히 정족수 부족은 주주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투표한 것으로 간주한 ‘쉐도우보팅’이 지난 2017년 폐지되면서 매년 고질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우려가 더해졌다.

 

기업들은 정족수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쉐도우보팅 부활(52.6%) △의결요건(총주식수의 1/4) 완화(29.8%) △전자투표제 도입·활용 확대(13.0%) 등을 제시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지정감사인 제도, 사외이사 연임 제한 등 규제 강화도 기업들에겐 부담이다.

 

주기적 지정감사인 제도 도입으로 외부감사인을 지정받은 기업들 중 26.3%가 새 외감인의 회사 파악 미흡, 엄격한 심사 등으로 애로를 겪었다고 답했다. 특히 외감 비용이 예년에 비해 증가(66.2%)했다는 답변은 절반을 훌쩍 넘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30.8%로 나타났으며, 감소는 0.7%에 그쳤다.

 

또 사외이사 연임제한 규제가 신설되면서 사외이사 교체대상 기업 중 24.4%는 후보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임기제한 상법 시행령이 주총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 1월 유예기간 없이 즉시 시행돼 제한된 인력풀·시간부족 등으로 애로를 겪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이번 정기주총의 최대 쟁점으로 밝힌 사항도 이사·감사 등 임원 선임(62.9%) 문제가 다수를 차지했다. 배당확대 요구, 사업 확장 여부와 전략 등은 각각 7%, 3%에 그쳤다.

 

□ 규제강화에 따른 정기주총 애로사항

 

기업들은 최근 강화되는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활동에 대해서는 34.1%가 무리한 경영개입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세부 내용으로는 △오너경영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여론에 따른 경영 개입(24.8%) △객관성 부족하거나 기업현실에 맞지 않는 평가기준 적용(18.9%) △집중투표제 도입 등 무리한 견제수단 도입 요구(10.3%) 등을 들었다.

 

□ 이사회 독립성 강화 노력

 

기업들은 스스로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운영(33.7%)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16.2%)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추천위원회 운영(15.2%) 등을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 검토 중에 있다고 답했다.

 

한편 기업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열화상카메라와 마스크·장갑착용 등 방역조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참석자가 많은 주총의 특성상 장소를 회사 외부로 변경하고 예비 장소까지 물색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현수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현재 정기주총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코로나19 방역대책과 차질없는 주총 개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업 애로를 관계부처에 전달하고, 지원방안을 전국의 회원 기업에게 알리는 등 안전하고 원활한 주총 개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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