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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9.29. (일)

[세무사회임원선거 관전기1] "쿼바디스 도미네!"

새 선거방식에 우리 활로를 찾아야 하는데

 

 

한국세무사회를 2년간 이끌고 갈 임원 선출을 위한 투표가 2월 21일에 진행됐다. 한국세무사회에서 선택한 선거 방식은 지방회를 중심으로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면서 임원 후보들이 소견을 발표하고 지방 회원들이 현장에서 곧바로 투표하는 방식. 이는 현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킨 과거 민주당 선거 방식을 상기시킨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했지만, 광주에서의 투표 역전으로 갑자기 주목받기 시작해 현재 대통령까지 이르게 된 역사에 길이 남을 선거의 명승부(?)였다는데, 과연 이번에도 그런 명승부를 기대할 수 있을까? 선거장으로 가는 마음은 이런 선거의 재미를 또한번 기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 이번 선거에서는 바로 개표하지 않아 맥빠진 느낌이 있지만 선거전이 점차 과열되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과연 얼마나 멋지고 깨끗한 선거로 화답할 것인지 사뭇 기대가 됐다.

 

대전 우송정보대학 도서정보센터에 마련된 선거장에 들어선 시간은 오후 1시 40분경. 들어서자 마자 후보들과 선거 운동원들이 띠를 두르고 회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2번 조용근 후보 측은 여성 운동원들이 청색 띠를 두르고 있었고, 흰색띠를 두른 1번 정구정 후보 측과 하늘색 띠를 두른 3번 정은선 후보 측은 런닝메이트로 나온 부회장들이 나와서 회원들에게 다가와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눴다.

 

임원 선거는 법인세 회원보수교육에 맞춰 이뤄진다. 교육장은 도서정보센터 지하 강당에 마련되었고, 회원들 대상 보수교육을 실시하는 동안 후보들은 교육장 밖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임원진들과 선거관리위원들은 밖에서 움직이며 진행사항을 체크하고 있었다.

 

임원 후보 중 회장 후보들간에는 적대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마주치려 하지 않는 것을 역력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감사 후보들은 회장 후보들에 비해 상대 후보들과 얘기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감사 후보들이 훨씬 부담이 적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교육이 끝나갈 무렵, 각 임원 후보들은 소견 발표 순서를 정하기 위해 제비뽑기에 들어갔다. 발표 순서는 회장 후보의 경우 정은선, 정구정, 조용근 후보 순. 모두 긴장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회장 후보들은 순서번호를 들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어서 감사 후보들의 순서를 정하자 어떤 후보의 경우 번호를 고르면서 ‘아휴’라는 말을 연발했고, 웃으면서‘뒤가 좋은데’라는 말도 하면서 아쉬움 반, 환호 반이 섞이는 순간을 연출했다. 역시 선거에 대한 압박감에서 오는 차이가 아닐까 싶었다.

 

교육 시간이 끝난 시간은 14시 30분 경. 14시 40분부터 소견 발표에 들어갔다. 먼저 채수인 윤리위원장 후보는 단독으로 출마 당선 소견을 발표했고, 감사 및 회장 후보들은 우렁차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자신이 당선되어야 하는 이유와 공약을 내세우며 한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세무사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는데, 듣는 이나 말하는 이들은 모두 그 타개책을 누가 내놓을 수 있을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 후보가 어떤 공약을 내세울 때는 회원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고, 나름의 전략을 내세운 내용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것을 통해서 각 세무사들이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임원진들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소견발표가 끝나고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은 차기 임원진들에겐 어깨를 무겁게 하는 무언의 염원이 아닐까 싶었다.

 

소견 발표가 끝나자 회원들은 밝게 웃으면서 쏟아져 나왔다. 이미 결심을 굳힌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소견 발표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들은 조용히 소중한 한표한표 자신의 권리를 행사했고, 전혀 마찰이 없이 투표가 차분히 진행됐다.

 

그들은 두 줄로 늘어서서 자신의 신분을 확인한 후 종이 두 장을 받아 기표소 안에서 회장 후보와 감사 후보를 선택했다. 그리고 걸어 나와 회장 투표함과 감사 투표함에 투표지를 조용히 넣었다.

 

투표함은 재미있게도 고리가 네 개인데 자물쇠는 한 개만 걸려 있었다. 고리가 네 개인 것은 갈등과 타협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꽤 힘든 여정이었음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대체로 선거는 무난히 끝을 마쳤다. 투표율 83%. 비교적 높은 투표율이라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세무사 생존의 문제로 삶의 골이 깊어질수록 투표율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그만큼 차기 임원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화합과 생존의 길을 열어가야 할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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