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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9.29. (일)

세정가현장

[동작서] 서울시립미술관 초청 직원 교육 실시

미술관 기획사업 '찾아가는 미술교실' 국내 최초 강의

 

"르네상스 때만이 아니라 중세시대에 그린 그림 중 아담 창조 그림에 현재 성서와 달리 코에 입김을 불어넣는 장면이 없는 것은 당시 한 신학자의 성서의 오역 때문에 그렇습니다." 일선세무서에서 정말 재미난 미술 감상의 시간이 열렸다.

 

동작세무서(서장·한명로)는 14일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유희영)에서 기획한 ‘찾아가는 미술감상교실’을 국내 최초로 일선 세무서에서 여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날 교육은 서울시립미술관의 유희영 관장이 미술감상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미술관 밖 교육’을 천명한 뒤 처음 열린 것이다.

 

한명로 서장은 “직원들에게는 이런 틈새 교양 교육을 시행할 기회가 사실 없다”며, “연간 70시간 교육 이수 과정을 일선서에서 소화시키고 또 공무원 신분으로 이런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십분 활용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번 미술감상교실에서는 미술저술가 노성두(49)교수가 강사로 나서 ‘명작과 거장의 세계’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중 ‘아담의 창조’ 부분을 집중적으로 감상하면서 미술 감상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은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그는 ‘아담의 창조’를 설명하면서, 아담이 비스듬히 누워있는 장면과 하나님이 ‘보자기’ 모양을 하고 날아오는 듯한 모습은 모두 고대 신화에서 빌려온 것을 보여주었다. 아담이 비스듬히 누워있는 장면은 대지의 여신인 텔루스가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습과 비견되고 ‘보자기’ 모양은 바람신의 ‘띠 모양’에서 따온 것임을 설명했다.

 

또한 중세시대에는 창조주가 인간과 같이 대지에 서서 창조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반해 미켈란젤로는 창조주가 하늘에서 날아오는 것처럼 표현해 당시로서는 매우 새로운 표현임을 비교하면서 보여주었다.

 

하나님 뒤에 표현되어 있는 인물들은 천사로서 미켈란젤로만 고집을 부리고 천사의 날개를 그리지 않아 당시 추기령으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론 창조주는 오른손을 내밀고 있는데 반해 아담이 왼손을 내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창조와 피조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으로 자세히 보면 아담과 창조주의 윤곽선이 매우 닮은 것을 볼 수 있다며 이것은 자신의 형상대로 만든 것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켈란젤로가 그렇게 동일하게 표현한 것은 아름다움의 뿌리가 신으로부터 온다고 보고 자신의 닮은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신성한 아름다움을 끌어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강의했다.

 

그림에 나오는 이들이 누드인 것에 대해서는 진실, 고백, 신성, 영웅 등을 상징하는 것으로 감히 신성한 것에 옷을 입힐 수 없었던 것을 의미하고 이는 로마황제들이 누드로 나오는 것과 비견된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작품을 보면서 작가의 생각을 알려하고 다른 표현과 비교하면서 보면 감상의 새로운 영역으로 넓혀갈 수 있다”고 했다.

 

미술관측의 최정주 씨는 이 강의를 통해 “업무에서 오는 미술 감상을 통해 풀어갔으면 좋겠다”며, “오늘 강의처럼 너무 어렵게 여기지 않아도 될 것이다”고 말했다.

 

강의시간 내내 직원들은 노성두 교수의 재미난 말투와 강의로 즐거워하면서 친근하게 다가오는 미술 감상법을 음미할 수 있었다.

 

한 서장은 이런 교육을 통해 “미술 감상 지식을 넓혀서 자녀들 교육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내고 앞으로 “전통 문화 내지는 다도 등 다양한 교육 강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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