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받을 빚' 세제혜택 받고도 독촉…금융회사 관행에 제동

2026.06.10 14:18:32

은행·보험 5천만원 이하, 저축은행·상호·여전 3천만원 이하

개인 연체채권 소멸시효 도래시 시효 완성해야 세제혜택

 

금융당국이 금융회사가 개인 연체채권을 ‘못 받을 빚’으로 분류해 세제 혜택을 받고도 빚 독촉을 계속하는 관행에 제동을 건다. 앞으로 금융회사가 개인 연체채권에 대해 손실로 인정받아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소멸시효 도래시 시효를 완성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10일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 후속조치로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책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사전예고했다.  7월 중 개정을 마무리하고 9월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금융회사는 상각한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이하 연체채권)의 소멸시효가 처음 돌아오는 시점(연체 5년 이후)에 시효를 완성하는 조건으로 세제혜택(대손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미 세법상 손실로 인정받은 상각 채권에 대해 시효를 계속 연장하며 장기간 회수를 시도하는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법인세법상 ‘못 받게 된 빚’에 대한 세제혜택(대손인정)은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등 ‘정말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이 확정된 시점에 주는 것이 원칙이다. 일반 기업의 외상값이나 어음·수표 등도 모두 소멸시효가 완성돼야 비로소 손실로 인정받아 법인세 납부 의무가 면제된다.

 

그러나 금융회사는 예외적으로 연체채권을 추정손실로 분류(통상 연체 최소 6개월 이후)한 뒤 금감원에 대손인정을 신청해 승인을 받게 되면 시효가 완성되기 전이라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못 받을 빚’으로 분류해 세제 혜택을 받은 뒤에도 소멸시효를 연장해 빚 독촉과 회수를 계속할 수 있었기 때문에 소멸시효를 완성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금융권 건전성 관리 부담을 감안해 적용대상은 우선 은행·보험은 5천만원 이하, 저축은행·상호·여전 등은 3천만원 이하 연체채권으로 정할 방침이다. 이후 운영경과를 보아가며 적용대상을 추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게획이다.

 

한편 채무자의 은닉 재산 발견, 채무조정 등으로 불가피하게 시효가 중단되는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대손인정 후에도 소멸시효 연장을 허용한다.

 

아울러 시효완성을 조건으로 세제혜택을 받은 채권을 매각할 경우 채권 매각계약서에 소멸시효 완성 예정일 및 시효완성 의무를 명시하고, 양수인의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해서 점검·보고토록 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 중 다른 조치 필요사항들도 조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금융회사별 채무조정 실적, 채권매각 주요내용, 시효완성 실적에 대한 보고·공시시스템을 마련해 올해 상반기 실적부터 공시할 예정이다.

 

또한 7월 중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시행할 예정이다. 추심 강화, 신용평점 하락 등 채권의 반복적 매각에 따른 채무자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신용회복위원회 신속 채무조정 이행 중인 채권의 매각을 제한하는 개인채무자보호법 감독규정 개정안도 7월 중 시행될 계획이다.

 

소멸시효의 원칙적 완성, 예외적 연장 원칙을 확립하기 위한 업권별 소멸시효 관리 모범규준은 8월 중 개정해 이번에 사전예고한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 개정안과 함께 시행할 계획이다. 



김유리 기자 kyr@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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