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결혼 후 오히려 세금·주거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 해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간 신혼부부들 사이에서는 맞벌이를 할 경우 단독가구보다 주거·세제·복지 혜택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같은 ‘결혼 페널티’ 이슈가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떠오른 2023년 이후 정부는 소득세법 개정 등을 통해 굵직한 세제혜택을 쏟아냈다.
정부는 2023년 소득세법을 개정해 혼인·출산증여재산공제 1억원 한도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2024년부터는 부모 등으로부터 증여받을 때 기존 10년 5천만원인 기본공제과 별도로 결혼이나 출산시 추가공제(통합 공제한도 1억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에는 혼인신고를 한 해에 부부 한 사람당 50만원씩, 가구당 최대 100만원을 세액공제해주는 결혼세액공제 제도가 신설됐다.(2024년부터 2026년말까지 한시 운영, 생애 1회)
근로장려금 문턱도 완화됐다. 근로장려금 맞벌이가구 소득상한금액 3천800만원에서 4천800만원으로 대폭 상향해 ‘결혼하면 탈락한다’는 불합리함을 해소했다. 이는 부부 합산소득 기준이 1인 단독 가구(2천200만원 미만)보다 적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또한 각자 주택을 보유한 남녀가 결혼해 1세대2주택자가 된 경우, 1주택자로 간주해 양도세 및 종부세 혜택을 주는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해 혼인에 따른 세제상 불이익이 줄어들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및 이자소득 비과세 대상에 세대주 외 배우자를 추가해 청약 불이익도 해소했다.
정부는 정책의 초점을 양육 부담 완화와 생활 밀착형 불편 해소로 확장하며 촘촘한 보완책을 마련 중이다.
대표적으로 올해부터 자녀 세액공제 금액이 인상됐다. 자녀가 1명일 경우 공제액은 기존 15만원에서 25만원으로, 2명은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3명 이상은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또한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는 근로자 1인당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월 20만원’으로 개편됐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 역시 자녀 1인당 50만원, 최대 100만원(총급여 7천만원 초과자는 자녀당 25만원씩 최대 50만원)으로 상향된다. 교육비 세액공제(15%) 대상에 초등 저학년 예체능 학원비도 포함됐다.
정부는 최근 제3차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결혼 친화형 제도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결혼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지원책을 내놓았다.
이 중 세제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따로 떨어져 사는 주말부부나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으로 주거지가 다른 경우, 기존 부부 중 1명에게만 제한되던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 소득공제(상환액의 40%)를 배우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한 혼인신고로 경차를 2대 보유하는 경우 가구당 1대분에 대해 경차 유류세를 환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2대 보유세대는 환급대상에서 전면 제외된다. 정부는 경차 유류세 환급제도의 유지 여부에 대한 심층평가 중으로, 평가 결과를 반영해 제도 연장·개선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처럼 정부가 청년층의 결혼과 출산을 유도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의 대책들이 청년 부부에만 집중돼 있을 뿐, 기존 세법이 오랜 결혼 생활을 유지해 온 혼인 가구 전체에 부과하고 있는 해묵은 페널티는 여전하다는 시각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혼시 재산분할과 증여·상속간의 과세 차별은 ‘위장 이혼’을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최대 50%의 세율이 붙는 증여·상속과 달리,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은 공동 재산을 나누는 절차로 보기 때문에 양도소득세·증여세가 면제된다. 이 때문에 일부 고가 주택을 보유한 중장년층이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류상 이혼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우자 상속공제(실제 상속액 기준 최대 30억원)에 대한 비판도 대두된다. 상속세 공제한도가 1997년 제정된 채 30년째 동결돼 현실 반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크다. 자녀 수가 많을수록 배우자 공제세액이 줄어들어 상속세가 오히려 늘어나는 구조여서 출산 장려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정치권·경제계·학회에서는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를 현실화하거나 비과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는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분야 국정감사에서 “배우자가 사망 후 집 한 채 있는데, 집을 상속받아서 세금 내고 쫓겨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상속세 (공제)확대 필요성은 인식을 하고 있고, 국회 논의 단계에서 의원님들과 협의를 하겠다”고 상속세 손질 가능성을 밝혔다.
다만 상속세 완화의 구체적인 해법을 두고는 이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정부와 국회가 추진해 온 상속세 완화 논의가 있었으나 현행 유산세 방식(상속재산 전체에 과세)을 유지하며 공제를 확대할 것인지, 아니면 개별 상속인이 실제 물려받는 금액을 기준으로 삼는 ‘유산취득세’로 전환할 것인지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며 지난해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정부가 오는 7월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결혼 페널티 해소안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담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