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희 연구원 "초기엔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장기적으로 '양도소득' 이원화해야"
과세를 유예 중인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오는 2027년부터 세율 22%(지방세 포함) 부과가 시행 예정인 가운데, 과세 초기에는 지금과 같은 분리과세 방식의 기타소득으로, 장기적으로는 양도소득을 도입해 이원화된 방식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조세법학회가 지난달 30일 고려대학교 신법학관에서 2026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홍성희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원은 이날 제2주제인 ‘가상자산 소득과세의 주요 쟁점’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홍 연구원은 이날 발표에서 국내 가상자산 이용현황과 가상자산 개요, 가상자산 소득과세 유예 연혁 및 개요, 주요국 과세제도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주요 쟁점에 대한 제언을 이어갔다.
현재 우리나라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를 가상자산으로 정의하고 있다.
가상자산의 주요 유형으로는 △교환형 토큰(지급결제 수단) △유틸리티 토큰(재화·서비스 이용권) △증권형 토큰(주식·채권 디지털 증표) △스테이블 코인(가치 안정화 설계, 예: USDC·DAI)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주요국은 공통적으로 ‘법정통화 준거형 스테이블코인’을 일반 가상자산과 구별해 별도 규제하고 있으며, NFT는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된 대체 불가능한 고유디지털 자산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작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가능 이용자는 1천113만 계정, 국내 시가총액은 87조2천억원, 일평균 거래금액은 5조4천억원, 원화예치금은 8조1천억으로 집계된다.
주요 이용자는 30대가 26.8%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40대(26.7%), 50대(19.4%), 20대 이하(19%), 60대 이상(8.1%) 순이다. 또한 74%에 달하는 대다수 이용계좌가 100만원 이하 소액 투자자로, 이 가운데 94%가 50만원 미만이다.
정부와 국회는 가상자산 소득과세를 위해 2020년 12월 최초 입법과정을 거쳐 2022년 1월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2021년 11월 1차 유예했으며, 2022년 12월 2차 유예에 이어 2024년 12월 3차 유예를 거쳐 오는 2027년 1월 시행 예정이다.
다만, 자본시장연구원은 올해 5월 총 3차례의 유예 이후에도 과세 제도의 핵심 공백이 해소되지 않아 제4차 유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내년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 근거는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27호에 규정하고 있으며, 소득 유형은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며, 과세 대상은 ‘가상자산 양도 및 대여로 발생하는 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다. 과세 방식은 연 250만원을 기본공제하고, 세율은 지방세 포함 22%, 신고·납부는 다음연도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에 자진신고·납부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처럼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일시적·우발적 소득이라는 기타소득 성격에 부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양도소득 성격에 부합하고 미국·영국·호주 등도 자본이득으로 분류하고 있기에 양도소득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홍 연구원은 이에 대해, 미술품 양도차익·종교인 소득 등과 같이 반복성이 있더라도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입법례가 존재하고, 가상자산 소득분류를 이원화하는 경우 납세행정비용이 증가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또한 독일과 일본의 경우 주식·부동산과 구분해 소득분류하는 등 모든 국가가 자본이득으로 분류하지도 않은 사례를 나열했다.
결국, 기타소득의 잔여적 성격과 가상자산의 특성을 고려하면 과세체계는 입법자의 정치적 선택문제로 보아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납세협력비용과 제도 단순성을 고려해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현행 체계를 유지하되, 장기적으로 가상자산 시장 성숙 및 금융투자소득 과세체계 개편 논의와 연계해 이원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 연구원은 가상자산의 대여소득에 대해서도 명확한 규정이 필요함을 주문해, 가상자산 활용도의 발전 속도를 고려해 유형별 포괄주의 방식을 활용하고 직접 스테이킹 소득·유동성 공급 보상의 소득 유형 및 과세시기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채굴·에어드랍·하드포크 등 소득유형에 대해선 원시취득을 과세하고,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선 법화준거형 과세방법을 중장기적으로 논의하되 단기적으로 현행 방법을 적용하며, NFT에 대해선 기초자산 성질에 따른 사안별 과세방법 채택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지정토론에 나선 정승영 차원대 교수는 가상자산 소득의 경우 양도소득과 대여소득이 합산된 소득이기에 고려해야 할 부분을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가상자산 양도소득은 자본이득에 해당하지만, 대여는 경상소득임에도 성격이 다른 소득을 하나의 소득분류로 합산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대여소득과 관련해 법적 규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여라는 개념을 규정한 제도 사례에서도 동어반복을 하고 있는 한계 사항이 있어 명확성을 제시하기 위한 개념 정의가 필요함을 밝혔다.
정 교수는 가상자산 채굴과 관련한 과세에 대해선, 비사업적 채굴·에어드랍·하드포크로 수취하게 되는 경우에는 모두 취득가액을 ‘0’으로 처리하면서 향후 양도시에 그 수익에 대한 과세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지명토로자인 박영웅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가상자산 소득의 손익 통상 및 결손금의 이월 허용 여부 등의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변호사는 “한 해 큰 손실을 보고 이듬해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결손금 이월이 허용되지 않은 현행 구조는 납세자에게 실질적인 초과부담을 초래할 것 같다”며, “소득구분의 이원화 논의와 별개로 가상자산 간 연도 이월결손금 공제를 허용하는 것은 현행 기타소득 체계 내에서도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입법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한 디파이 소득의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여’ 정의 신설과 함께 보상수령 시 시가를 취득가액으로 간주하는 의제 규정을 병행 입법하는 방안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채굴·에어드롭·하드포크 등원 시 취득거래에 대한 소득 유형 및 과세시기를 입법으로 명확히 하는 것과 관련해 “취득 시점과 처분 시점이라는 이분법보다는 ‘지배·관리 가능 시점’을 과세기준으로 도입하는 것이 시가 산정의 불확실성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이 될 것”임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