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와 세무대리인은 잘못 신고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홈택스 신고도움자료를 열람한 후 이를 반영해 성실하게 신고해 주길 당부드립니다.”
부가가치세·소득세·법인세 등 주요 세목에 대한 신고 시기가 다가오면 국세청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신고도움자료를 충분히 제공할 테니 실제 신고서에 잘 반영해 성실신고 하라”고 당부하는 것이다.
주요 세목에 대한 신고관리는 빅데이터센터 출범을 기점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납세자에게 신고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국세청이 보유한 다양한 사전안내자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자발적으로 성실납세 하도록 돕는 방향이다. 특히 매년 신고 때마다 사전안내자료 제공 대상을 늘려나가고 내용도 보강하는 등 신고안내를 강화하고 있다.
이렇게 신고안내를 강화할 수 있는 것은 국세청 빅데이터센터 덕분이다. 2019년 7월 4일 출범한 빅데이터센터는 납세자 맞춤형 신고도움자료 제공 및 사용자 친화적 신고환경 개선 등 납세자의 성실신고를 지원하고, 빅데이터 분석 기법으로 공정과세 기반을 확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1일 종료된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때 약 140만명의 납세자를 특정하고 이들에게 맞춤형 소득세 신고도움자료를 제공해 성실신고를 당부할 수 있었던 것도 빅데이터 분석 기술로 가능했다.
국세청의 신고도움자료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해당 납세자의 업종별 평균소득률이 어느 수준인지부터 업무용이 아닌 개인적으로 사용한 의심이 드는 신용카드 결제 내역, 복리후생비가 너무 과다하지는 않은지, 국세청이 보유한 법적 증빙 자료와 납세자의 신고서상 증빙 자료의 차액이 어느 정도인지까지 언급될 정도다.
한마디로 납세자의 ‘경제활동과 관련한 모든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므로 속이지 말고 있는 그대로 신고하라’는 압박 자료나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부가가치세 신고의 경우 소위 말하면 ‘요주의’ 대상이 올해 316만명 규모다. 국세청은 이들에게 내·외부 자료, 신용카드·전자세금계산서 등 과세기반 자료 등을 분석해 업종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도움자료를 제공한다. 맞춤형 도움자료에는 면세전용·자가사용 부동산임대업 자료, 유흥업소·생활잡화 등 신용카드 사적 사용 내역, 계속 환급 신고 여부 등 국세청이 빅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이 담겨있다. 자료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고가 끝나면 맞춤형 도움자료를 신고에 제대로 반영했는지를 따지기 위해 탈루 혐의가 짙은 납세자 위주로 사후검증을 시행한다.
이런 부가세 신고 ‘요주의’ 대상은 2023년 263만명에서 2024년 276만명, 지난해 302만명, 올해 316만명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매년 국세청에 축적되는 빅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분석 대상 및 분석 내용 또한 늘어나고 있으며, 그만큼 신고관리의 정확성과 효율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일 종료된 종합소득세 신고관리도 마찬가지다. 특별관리대상으로 볼 수 있는 140만명에 맞춤형 신고도움자료를 안내했는데, 그 대상을 2023년 111만명에서 2024년 115만명, 지난해 119만명, 올해 140만명으로 늘렸다. 성실하게 신고해 달라고 사전안내 대상을 이처럼 늘릴 수 있는 것은 축적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상과 내용을 매년 보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납세자별로 세무조사 결과를 ‘세무조사 관련 신고 참고사항’으로 제공했다. ‘당신이 예전에 이런 연유로 세무조사를 받아 이런 사항이 적출됐으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성실하게 신고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또한, 납세자 관점에서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일부 공제·감면에 대해 국세청이 자체 분석한 내용을 ‘맞춤형 절세혜택’이라는 이름으로 올해 처음 안내했다. 납세자에게 유리한 공제·감면 항목을 안내하는 ‘신고 편의’이지만, 뒤집어보면 납세자 개별로 공제·감면 항목까지 모두 들여다보고 있으므로 과다공제하지 말고 제대로 신고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법인세의 경우도 신고 전에는 맞춤형 신고도움자료를 최대한 제공하고, 신고 후에는 안내자료를 바탕으로 불성실신고 혐의 법인에 대해 엄정한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2023년 32만개에서 2024년 36만개, 지난해 40만개, 올해 42만개 법인으로 맞춤형 도움자료 안내 기업을 늘리고 있다. 특히 신고도움자료의 안내내용을 구체적인 혐의내용과 거래내용 위주로 제공하고 세무처리 유의사항을 곁들여 안내의 실효성을 높였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빅데이터 고도화, 부처 협업을 통한 자료 연계, 과세인프라 통합 분석을 통해 실효성 높은 신고안내자료 제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세청의 신고안내 강화는 납세자와 세무대리인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한 사업자는 “홈택스에 나와 있는 세세한 안내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국세청이 갖고 있는 증빙자료와 우리가 신고한 증빙자료 간에 수천만원 가까이 차이가 있다고 적혀있는 내용을 보면 움찔하게 된다”며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세무사는 “최근 들어 국세청의 맞춤형 도움자료가 상당히 정교화돼 있어 납세자에게 ‘성실하게 신고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도 “수임업체의 신고안내자료에 복리후생비가 너무 과다하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세무사로서도 신고 실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