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조사, 8월 BSI 전망치 89.9…3개월만에 80대 후퇴
제조업·비제조업 동반 부진…석화업종 17년6개월만에 최저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3개월만에 80대로 후퇴했다. 중동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반도체와 여름 성수기 업종을 제외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026년 8월 BSI 전망치는 89.9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미국·이란전쟁 이전 조사된 3월 전망(102.7) 이후 5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돈 것이다. 특히 지난 5월(87.5) 이후 3개월 만에 80대를 기록했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 경기 전망을 말하며, 100보다 낮으면 반대다.
7월 BSI 실적치는 94.4로 조사돼 2022년 2월(91.5)부터 4년6개월 연속 부진했다.
8월 경기 전망은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기준선(100)을 하회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동시에 부정 전망을 나타낸 것은 지난 5월 전망 이후 3개월 만이다.
제조업 BSI 전망치는 88.4로 전월(95.6) 대비 7.2p 떨어졌다. 비제조업 BSI 전망치도 91.5로 전월(100.6) 긍정 전망에서 9.1p 하락해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제조업 10개 세부업종 중에서는 반도체 등이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118.8), 여름철 빙과·주류·간편식 등 판매 확대가 기대되는 △식음료 및 담배(105.6)가 호조를 보였다.
반면 6개 업종은 부정 전망을 나타냈다. 특히 석유정제 및 화학(57.7)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2009년 2월 전망, 54.5) 이후 17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경협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재료·에너지 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분쟁 재격화로 인한 스프레드 악화와 공급망 불확실성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프레드는 최종 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차액을 말한다. 이윤과 직결되기 때문에 석유 화학 업체들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활용된다.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75.0) △목재·가구 및 종이(83.3) △비금속 소재 및 제품(85.7)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90.6)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92.0)도 기준선을 하회하며 부정적 전망을 보였다.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의약품은 기준선 100에 걸쳤다.
비제조업 7개 세부 업종 중에서는 휴가철 특수가 기대되는 여가·숙박 및 외식(116.7)이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전기·가스·수도(73.7) 등 나머지 6개 업종은 모두 부정 전망을 기록했다.
조사 부문별 BSI는 수출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부정 전망이 우세했다. 수출 전망(100.0)은 기준선에 걸치며 3개월 연속 100 이상을 기록,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수출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여전히 부정 전망을 나타냈다. 특히 유가 충격과 불확실성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자금사정 BSI(87.8) 전망치는 2023년 1월(86.3)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 BSI 전망치는 97.0으로 기준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22년 9월(98.2) 이후 3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경협은 전 산업에서 본격적으로 투자 심리가 반등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 등 수출 제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반도체 등 일부 주력 수출업종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동정세가 다시 불안정해지며 전반적인 기업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자재·물류비 부담 완화와 함께, 한계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사업 재편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