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직원·부서내 갈등에 민원유발까지…조직 리스크 관리
업무량 분석 후 업무회피 원인 판명시 '업무 회피자'로 구분
개별 사안 적발 아닌 조직문화 근본적 개선 취지
인사처,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 개정…10월부터 소극행정 '감봉' 징계
국세청이 부작위·직무태만 등 소극행정을 일삼아 온 일명 오피스 빌런에 대해 그간 쉬쉬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대응에 나선다.
전국 일선 세무서에 한두 명씩 있는 이들 오피스 빌런의 경우 민원 발생 우려 또는 과세품질 저하를 우려해 업무를 적게 배분받는 경향이 있으며, 결국 이들이 맡아야 할 업무를 동료 직원들이 맡는 탓에 직원간·부서내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적은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이고 지연된 업무처리로 인해 결국 민원 발생으로 이어지는 등 업무 생산성 저해는 물론 조직내 분위기마저 크게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세청은 지난 12일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업무를 회피하거나 처리를 미루는 소극적 업무행태에 대해 조직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일선 관리자들에게 밝혔다.
업무해태 행위가 납세자 민원과 부서내 갈등을 유발하고 조직성과 악영향으로 이어지는 만큼, 업무량 분석을 통해 수시로 현황을 점검하는 등 감사활동을 집중할 것임을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직원별 신고서·과세자료 처리 등 업무 편차 데이터를 구축해 업무 불균형 현황을 검토한 후, 업무량 차이가 큰 특정 직원에 대해선 원인 분석을 통해 업무 회피가 원인으로 밝혀지면 ‘업무 회피자’로 별도 관리한다는 방안이다.
업무처리를 미뤄 민원 발생을 유발하거나 업무를 회피해 동료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나설 것임을 본격적으로 밝힌 셈이다.
특히, 이들 업무 회피자에 대해선 근태사항에 대한 감찰활동도 병행하는 등 비정상적인 근무 행태에 종합적인 점검도 추진된다.
과거 쉬쉬했던 오피스 빌런에 대해 국세청이 이처럼 강경한 대처에 나선 배경으로는 지난 7월 임광현 국세청장이 확대 간부회의에서 문제의식을 밝힌 점이 시발점으로 꼽힌다.
임 국세청장은 당시 회의에서 “관리자들이 업무처리 지연이나 민원발생 및 과세품질 저하를 우려해 업무를 적게 배분하는 일이 있다”며, “사고 친다고 업무를 안주고, 일을 하지 않으니 감사부담도 없고 옆에 직원만 일을 하는데, 이것은 문제가 있다”고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을 주문했다.
이어진 지방청장 회의에선 업무 회피 직원에 대한 점검 계획을 밝히며, 이번 점검은 단순히 개별 사안 적발이 아닌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는 등 조직 리스크 해소가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국세청의 업무 회피 직원에 대한 근절 노력은 최근 인사혁신처가 입법예고한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과 연계돼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오는 10월1일부터 시행 예정인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에서는 일정한 처분이나 행위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공직자가 이를 하지 않은 등 부작위·직무태만과 소극행정에 대해 엄중하게 처리하는 것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부작위·직무태만 비위가 성격이 전혀 다른 회계질서 문란 비위에 포함돼 있었으나, 10월부터는 부작위·직무태만을 별도 비위 유형으로 분리하고 징계 최소 기준도 ‘견책’에서 ‘감봉’으로 강화한다.
특히, 소극행정에 대해선 부작위 등으로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거나 국가 재정상 손실을 발생하게 한 결과까지 포함한 비위 개념으로 새롭게 정립해, 부작위·직무태만과 함께 소극행정 직원에 대해서도 징계 최소 기준이 ‘감봉’으로 개정된다.
이외에도 관리자가 감독 책임을 태만하게 한 것으로 인정된 경우는 부작위·직무태만 비위도 징계 책임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관리자의 감독 책임도 분명히 하고 있다.
국세청과 인사혁신처의 속극행정에 대한 강경한 대처를 지켜본 세정가 한 관계자들은 “과거엔 금품 등 비위 발생 직원과 달리 직무태만 직원에 대해선 아예 없는 사람으로 취급했던 적이 있었다”며, “이젠 정원만 차지하면서 업무량을 떠넘기는 행위를 조직 리스크로 받아들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