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어느 정도 가까워진 뒤에야 “나는 키가 콤플렉스다”, “외모가 콤플렉스다”와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이때 콤플렉스는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나 남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약점,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열등감이나 불편한 감정을 뜻한다. 그러나 비교적 부담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콤플렉스는 단순한 불만이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민감함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정작 자신의 존재 가치나 깊은 수치심과 연결된 콤플렉스는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쉽게 털어놓지 못한다. 그것은 특정한 주제를 피하거나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 자신의 능력이나 처지를 과시하는 태도, 타인을 비난하거나 자신을 방어하는 행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입 밖으로 꺼낸 콤플렉스보다 마음속 깊이 묻어둔 콤플렉스가 심리와 행동에 더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콤플렉스’라는 용어는 영어 ‘complex’의 일반적 의미나 심리학적 의미와 다소 차이가 있다. complex는 ‘둘러싸다, 감싸다, 얽다’라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유래했으며, 여러 요소가 서로 얽혀 하나를 이룬다는 뜻을 담고 있다. 여기에서 파생된 ‘compl
우리는 하루에도 큰 감정의 기복을 경험할 때가 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가로 스며드는 싱그러운 햇살을 보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다가도, 출근길의 사소한 시비나 직장 상사의 툭 던진 말 한마디에 순식간에 마음이 흐려지곤 한다. 기분 좋은 일로 가득할 줄 알았던 하루가 중간에 끼어든 불쾌한 사건 하나로 인해 통째로 오염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 불쾌함의 잔재는 끈질기게 머릿속을 맴돌며, 퇴근길을 지나 잠자리에 들 때까지 우리의 온 하루를 잿빛으로 물들여 버린다. 사람마다 상처받은 감정을 처리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방문을 굳게 닫아걸고 소통을 끊은 채 한참을 나오지 않는다. 또 어떤 부부는 사소한 말다툼 끝에 자존심 싸움을 벌이며 일주일, 한 달, 심한 경우 1년이 넘도록 서로를 투명 인간 취급하며 말을 섞지 않기도 한다. 침묵이라는 무기로 상대방을 벌하려 하지만, 사실 그 기간 동안 가장 고통받는 것은 그 부정적인 감정을 고스란히 품고 서서히 말라가는 자기 자신이다. 우리의 기분은 참으로 미묘하고 변화무쌍하다. 마치 거실 깊숙이 들어왔던 햇볕이 구름 한 점에 순간적으로 가려지며 어두운 음지(陰地)가 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