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여력이 조금이라도 더 남아 있을 때가 적기' 명퇴결심

2008.06.26 15:30:11

김남문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명예퇴임

국세청 김남문 국장 명퇴식

 

“그동안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시고 이끌어 주신 많은 선배님들께 감사드리고 아울러 부족한 저를 도와서 열심히 일해 준 많은 동료와 후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김남문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은 26일 10시 2층 대강당에서 한상률 국세청장을 비롯해 김갑순 서울청장 등 본·지방청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명예퇴임식에서 이같이 서두를 밝히고 28년의 공직생활을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회고했다.

 

 

퇴임사를 통해 김 국장은 “오랜기간 동안 국세청이라는 정부조직의 큰 품에 안겨 마음의 안정을 얻고 일을 통해 보람을 느끼며 가족과 가정의 행복을 누렸다”면서 “무엇보다 큰 대과없이, 또 활동여력이 조금이라도 더 남아 있는 알맞은 시기에 명퇴를 결심하게 되어 큰 짐을 내려놓은 듯이 편안한 마음”이라고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세무서장으로 근무할 때는 국세청의 재산은 ‘건물도 아니고, 컴퓨터도 아니며 직원이 재산이다’는 신념으로 일할 맛 나는 직장이 되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 업무를 수행에서 보람이 있었던 일로는 ‘2005년 기준시가의 시가반영률을 80%로 일원화했던 일’을 상기시키며 당시 심정을 ‘마치 기차가 한강철교를 중간에 다리가 끊어져 있는 줄도 모르고 달리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역사적 세제인 종합부동산세 신고를 일치단결해 일한 결과 예상을 뛰어 넘는 성과를 거둠으로써 국세청에 대한 신뢰와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를 했던 것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항상 현장 상황에 맞도록 치밀하고 신중하게 구상해서 일선현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조직에 도움이 되고 상사로부터 신망받는 국세청 직원들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논어 첫 구절에 나오는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라는 말처럼 항상 공부한 것을 다시 익혀보는 기쁨을 누리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앞으로 김 국장은 블루우션을 향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남문 국장 퇴임사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사회생활의 첫 출발을 우리 국세청에서 시작했습니다.
시험합격후 1년간의 수습을 마치고 80년 6월 12일 동대구 세무서 총무과장을 시작으로 만 28년의 세월을 국세청과 함께 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국세청이라는 정부조직의 큰 품에 안겨 마음의 안정을 얻고, 일을 통한  보람을 느끼며, 가족과 가정의 행복을 누렸습니다.
그러한 내 생의 많은 행복의 원천이 된 정든 이 직장이 너무나 고마웠음을 새삼 느낍니다.
생각해보니 대과없이, 또 활동여력이 조금이라도 더 남아있는 알맞은 시기에, 그리고 조직의 발전과 변화가 필요한 이때에 공직을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럽고, 큰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한 마음입니다.
그동안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저에게 가르침을 주시고 이끌어주신 많은 선배님들께 감사드리고, 아울러 함께 어울려 부족한 이 사람을 도와 열심히 일해 준 많은 동료와 후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지금 우리 국세청은 매우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큰 어려움이 있었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국민이 우리청에 요구하는 변화와 혁신은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청장님께서 ‘낮은 자세로 온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겠다’는 국궁진력의 화두를 내걸고, 이를 솔선 실천하시고, 국민의 신뢰를 얻고자 온 심혈을 기울여 노력하시는 덕분에국민들은 ‘국세청이 이제 좀 제대로 달라지려나’ 하고 기대반 걱정반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저의 결심이 조직에 활력이 되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청장님을 중심으로 더욱 뭉쳐 모든 직원들이 스스로 훌륭한 리더가 되고 충실한 팔로우가 되어 국민이 신뢰하는 초일류기관으로 거침없이 발전되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니, 그동안 많은 보람이 있었습니다.
세무서장으로 근무할 때는 국세청의 재산은 ‘건물도 아니고, 컴퓨터도 아니며 직원이 재산이다’는 신념으로 일할 맛 나는 직장이 되도록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각종 근무환경의 개선은 말할 것도 없고, 인사시마다 희망부서를 반드시 물어서 배치하고, 근평이나 포상시 간부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여 결정하며, 축구, 야간산행 등 동호회활동을 활발히 하여 소속감을 공유하였고, 매일 아침 9시 전후로 약 30분간씩 세법강좌를 실시하여 업무에 자신감을 갖게 하고 마음을 순화시키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사기높은 관서, 불만이 적은 관서, 자발적으로 일해 높은 성과를 올리는 관서로, 그리고 사고가 한건도 일어나지 않는 관서로 만들었다는 보람을 느낍니다.
본청 총무과장 때는 점차 늘어나는 여직원을 위해 또한 장차 우리 국세청에 많은 젊은 남녀인재가 모이게 하기위해, 강남 합동청사에 어린이 보육시설을 효시적으로 설치하였고, 본지방청의 각과마다 반드시 여직원을 1명씩은 배치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때는 다소 애로가 있었으나 지금은 자연스레 받아들여지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업무면에서, 보람이 있었다면 2005년도에 기준시가의 시가반영율을 80%로 일원화한 일입니다.
이전까지는 아파트평형별로 90%, 85%, 80%, 75% 등 시가반영율이 면적에 따라 달랐습니다,,, 그런데 그 해부터는 보유세제가 크게 개편되면서 국세청이 제정하는 기준시가를 전국 모든 주택의 재산세과표로 사용하도록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 과세하는 종부세 과세기준도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기준시가의 시가반영율은 바로 행정세율이 되는 셈인데요.
이렇게 기준시가의 시가반영율이 면적에 따라 다르게 된다면 위헌소지가 있었습니다.
양도소득세는 기준시가에 불만이 있으면 실거래가액으로 신고할 수 있는대안이 있었지만, 재산세나 종부세는 보유세이므로 대안이 없습니다.
당시 기준시가 발표예정일은 4월 30일이었고, 저는 4월 15일날 발령받아 내용을 알지 못한 채 몇 일을 보내고 나니 시간이 부족하였습니다.
전산작업에도 일주일이 소요된다는데, 여러 부처가 얽힌 일이라 내․외부간 의견조율이 쉽지 않았습니다. 부자가 더 많게 과세되는게 옳다는 논리가 많았습니다.

 

그때 느낌으로는 마치 기차가 한강철교를 중간에 다리가 끊어져 있는 줄도 모르고 달리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어렵게 본청에 들어왔지만 이 일을 제대로 못한다면 그만두어도 좋다고 생각했을 정도였습니다. 결국 내외의 많은 분의 설득에 성공하여 보유세제 시행의 핵심변수인 기준시가에 대한 시비를 사전에 막은 것은 지금도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2006년과 2007년 두 번에 걸친 역사적 세제인 종부세 신고를 잘 마친 것도 보람입니다. 많은 반대여론이 거센 속에 집행은 우리청의 몫이었습니다. 두 분 청장님께서 앞장서시고 일선의 모든 직원이 일치단결하여 일한 결과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둠으로써 국세청에 대한 신뢰와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를 하였다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리고 대전청장시절에 전국의 지방청이 모인 체육대회에서 인원도 적은 지방청임에도 불구하고 참여직원 모두가 스스로 일치단결하여 달리기 1등, 응원 1등, 그리고 줄다리기에서는 놀랍게도 몇 개나 되는 지방청을 줄줄이 끌고 옮으로써 또 1등을 하여 종합우승을 한 것은 지금도 감동이 새롭습니다.

 

동료,직원 여러분!
지나고 보니 너무 쉴새없이 달려왔다 싶습니다.
중국 속담에 젊어서는 유가를 가까이하고, 나이가 들면 신선이 되는 도가를 가까이 하라는 말이 있다합니다. 저는 이제 현직을 떠나면 좀 더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자 합니다만, 그러나, 여러분께서는 현직에 계시기 때문에 실천적 생각을 많이 하시길 권합니다.

 

2천여년전 저 유방의 한나라가 통일을 이루는데 장자방, 한신과 함께 3인방이었던 소하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나라살림살이는 물론, 전장의 군수물자를 조달․보급하는 중요한 일을 맡은 분이었는데 수백리 수천리 멀리 떨어진 전장의 식량, 병기, 옷 등 그 많은 병참물자를 때를 놓치지 않고 또한 남거나 부족함이 없도록 조달하였다 합니다.
그것이 통일을 이루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께서는 항상 현장 상황에 맞도록, 치밀하고 신중하게 구상하여 일선현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여, 조직에 도움이 되고 상사로부터 신망받는 분들이 되시길 빕니다.

 

  논어 첫 구절에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라는 언제 들어도 은근한 말이 있습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하는 이 구절은 우리들을 항상 공부하게 하고 새롭게 하는 좋은 구절입니다.
우리 국세인 모두는 이 말씀처럼 늘 공부하시고, 공부한 것을 다시 익혀보는 기쁨을 많이 누리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저를 믿고 묵묵히 내조를 다해온 제 아내에게 감사를 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저는 블루오션을 향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해보고자 합니다만, 여러분은 희망과 꿈이 넘치는 신수좋은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8. 6. 26.  법인납세국장  김  남  문

 



김영기 기자 ykk95@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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