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성과' 우려했던 朴대통령, 현오석 경제팀 재신임

2013.07.24 09:00:00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체제를 적극 옹호하면서 재신임의 의지를 밝혔다.

그동안 박 대통령이 정부부처 간 엇박자와 경제정책의 성과에 우려를 표해왔던 터라 개각설까지 나돌기도 했던 상황이다. 그러나 결국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대로, 아직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은 현 경제팀에 일단 신뢰를 보여준 셈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 출범이 늦어지면서 경제부총리가 제대로 일할 시간이 4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열심히 해 오셨다고 본다"며 "이제 하반기에는 국민들이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더욱 열심히 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부처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하는 등 부처 간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을 지적하고, 경제 회복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던 박 대통령의 발언들에 비춰보면 다소 의외의 모습이다.

불과 2주 전인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가 주택 취득세 인하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은 것과 관련해 "언론에 부처 간 이견만 노출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국민들이 혼란스럽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문제에 대해 경제부총리께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서 주무부처들과 협의해 개선대책을 수립하고 보고해달라"고 주문하면서 경제 전반에 걸쳐 정책을 수립하고 총괄·조정해야 할 현 부총리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읽혔다.

더욱이 같은 시기에 최경환 원내대표 등 여당에서도 뚜렷한 경기회복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현 부총리 체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현 경제팀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던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개각설까지 돌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잇따라 질책한 현 부총리 등 경제팀과 청와대 일부 수석을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었다.

지난 10일 언론사 논설실장·해설위원실장단과 가진 오찬에서 박 대통령이 인사문제와 관련해 "(어떤 전문성이나 능력을 지닌) 그런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닐 수가 있다"며 "그렇다고 당장 변경을 시킬 수는 없지 않나. 참고로 했다가 기회가 되면 적합한 자리로 변경을 하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이 같은 개각설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역시 박 대통령은 '한 번 신뢰를 주면 끝까지 가는' 자신의 인사 스타일을 이번에도 여실히 증명하는 듯하다.

이번 발언은 정부가 출범하고 고작 반년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당장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하반기에 현 경제팀의 성과 창출을 기다리겠다는 의중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 부총리에 대해 커지고 있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발언도 내놨다. 박 대통령은 이날 "그동안 경제의 컨트롤타워로서 협업과 조율의 문제에 대해서 제가 지적한 적이 있었다"면서도 "경제부총리께서 여러 부처에 걸쳐 있는 정책들을 잘 조율해서 투자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조성될 수가 있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이 같은 우려가 단순히 경제부총리의 무능 탓이 아닌 각 실무부처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부총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각 부처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자세와 사명의식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공무원들이 과거의 타성에 젖어서 적극적으로 뛰지 않는다면 국민행복이라는 우리의 목표를 이루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현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에 신뢰를 보여주고 하반기에 성과를 기다리겠다는 뜻을 내비침에 따라 일단 현 정부의 경제정책도 큰 변화 없이 기조를 이어가게 될 전망이다.



세정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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