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뒷조사 하고 있다" 전군표 국세청장 왜 터뜨렸나?

2007.02.26 08:23:49

'언론사가 기자들을 동원해 국세청의 동향을 취재하고 간접적으로 압력을 넣고 있으며, 심지어 국세청장 뒷조사까지 한다"

 

전군표 국세청장이 왜 이같은 '파격적'인 말을 했을까.

 

22일 처음 이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언론사 기자가 국세청(청장)을 뒷조사한다'는 이례적인 사안에 대해 파장이 일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발언 배경'에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다. 내용보다는 발언의 '의도'가 뭐냐는 것이 더 핵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 뒤에는 파장이 클것으로 빤히 예상되는 사안을 국세청장이 서슴없이 터뜨린 점에 대한  진한 의문이 깔려 있다. 

 

특히 전군표 청장의 평소 '공직철학'은 '공사가 분명'하고, 오랜 조사국생활에서 온 '철저한 보안의식'과 '공직관'이 남다르게 선명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특별한 함수적관계가 작용하지 않고서는 이런 '파격선언'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함수적관계'가  무엇인가에 촛점이 맞춰지고 있는데 첫째, 특정언론사에 대한  정면대응을 위한  전략적 관점에서 비롯됐다는 여론이 있다.

 

지금 세무조사를 진행 중인 언론사의 조사대상자선정은 전산분석 등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것인데, 일부 언론사가 '탄압'이라고 주장 하면서 '저항' 하고 있는 것은 세무조사의 신뢰도와 국가공권력의 무력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더 이상 좌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투철한 공직관의 발로'라는 것이다. 

 

둘째, 특정 언론사의 도덕성을 자극해 조사와 관련한 '저항'을 무력화 시키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언론사가 자사 이익, 그것도 세무조사를 무력화 할 목적으로 조사주체인 국세청과 청장 뒷조사를 했다고 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어떤 이유에서건 여론으로부터 지탄을 받게 될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셋째, 국세청장이 아들 등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 부담을 느꼈거나, 모종(某種)이 잡힌것을 눈치채고 미리 터뜨려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다. 여기에는 공사가 분명하기로 정평이 나있을 정도의 전 청장이 인터뷰에서 굳이 아들 문제를 흘린 부분은 좀 어색하지 않느냐는 배경이 깔려 있다. 

 

넷째, 정치적인 의도론이다. 참여정부와 일부 언론사의 갈등은 이미 회복불능상태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악화 돼 있는데, 한마디로 국세청이 '총대'를 멘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 경우 전 청장이 청와대나 정치권으로부터 메시지를 전달받고 행동했다기 보다는 역시 '투철한 국가.공직관'에 의해 스스로 판단 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다섯째, 이번 언론사 세무조사에서 엄청난 '수확'을 올렸거나 그럴 가능성에 대해 자신을 얻었으며, 거기서 비롯된 '선제공격'이라는 말도 있다. 조사결과 엄청난 추징금이 나가거나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일들이 나오더라도 아예 해당언론사가 꼼짝 못하도록 미리 인을 처 놓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여섯째, 전군표 청장의 솔직 담백한 성품의 여과 없는 표출론이다. 평소 불의를 보면 못참는 성품이 이번에 여과되지 못하고 그대로 표출돼버렸다는 것이다. 정치적제스처나 타협에 능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감추고 타협하고 할 수 있었을텐데 담백한 성품 그대로 행동해 버렸다는 것이다.

 

일곱번째, 이도저도 아닌 그냥 '말 실수'였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곧은 성품에다 비하인드스토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전 청장이 파장이 이렇게 커질줄은 모르고 스스럼 없이 던진 말이었다는 것이다. 언론의 속성에 너무 둔감하게 대처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진실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 국세청장이 언론사로부터 뒷조사를 당했고, 그 사실이 공표된 초유의 상황이 돼버린 이상, 이 문제는 세인의 관심속에서 상당히 오래 머물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금 예측하지 못한 또다른 '폭탄 '이 언제 어떤식으로 터질 지 모른다.

 



서채규 기자 se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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