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계장, 빽 한번 써봐" (39)

2007.04.05 09:35:59

창간 41주년 기념 기획연재 박찬훈(朴贊勳) 전 삼성세무서장


(26) 알프스 산의 융프라우(Junfrau)

 

'85.7.16(화) 오늘 날씨는 맑다.

 

지금부터 스위스가 자랑하는 알프스 산으로 가보자.

 

거기서 해발 4천158m나 되는 최고봉 융프라우를 만나고 오자. 융프라우뿐만 아니라, 험준하다고 소문난 3천70m의 Eiger, 4천78m의 chreckhorn, 4,099m의 Monch, 3천960m의 Ebnefluh, 3천762m의 Grosshorn 봉우리도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다.

 

…(중략) 안내유학생 K군은 스위스에는 무려 2천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으며 알프스 산에서 녹아내린 물이 모여 다시 독일로, 프랑스로, 이태리로 흘러가 그들의 식수가 되기 때문에 정화시설이 아주 발달돼 있다 한다.

 

호수는 모두 하나같이 유리알처럼 맑고 깨끗해 마주보는 산들을 거꾸로 반사하고 있었다.

 

…(중략) 험상궂은 Eiger봉의 비대한 하체가 뻗어 내린 우측아래 골짜기 마을 'Interlaken'에 도착해 등산열차에 올라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중략) 한두번 차장이 승차권을 검사하며 지나간다.

 

산중턱 해발 2천61m에 있는 'Kleine Scheidegg' 역에서 하차해 한시간의 휴식을 취한다. 여기에는 음식점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있었으며 특히 점심을 예약한 음식점에서는 정문에 '태극기'를 걸어놓고 우리를 반긴다. 할 줄 아는 녀석들이다.

 

…(중략) 우리의 국기가 알프스 산에서 펄럭이듯이 우리의 국력도 많이 커졌다고 자부해 본다. 부자집 사람들은 어딜 가나 대우받고 부(富)티 나게 행동을 하는 것처럼 외국에 나가 보면 국력에 따라 얼마나 그 나라의 백성들이 목에 힘주는 정도가 나타나게 된다.

 

☞일본(日本) 유럽관광객의 절반은 일본인인 것 같다. 어딜 가나 그들은 대우받으면서 귀족처럼 행동했다. 부자니까 그렇다.

 

그러나 그들은 거들먹거리지 않고 항상 겸손했다.

 

등산열차의 안내도 영어, 불어, 일본어로 방송되고 있었다.

 

☞대만(臺灣) 오래전부터 흑자로 돌아선 국제수지의 여세를 타고 외환보유고가 엄청나다. 그래서 일본사람 다음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韓國) 우리도 많은 성장을 한 것은 틀림없다. 그래서 아시아에서는 너무 거만하지 않게 자존심을 지키면서 여행을 다녀도 될 만하다. 어딜 가나 기반을 잡은 교포들이 있고 한식을 입맛 대로 먹을 수가 있다.

 

…(중략) 알프스산의 장관을 어떻게 글로써 표현할 수 있겠는가? 융프라우는 검은 몸을 하얀 면사포로 덮어 위장을 해 놓은 것 같기도 하고 갓 결혼한 신부처럼 수줍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예의바른 신사처럼 우리에게 거부감없이 다가왔다.

 

이 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의 과거나 현재를 잊어버리고, 자신이 마치 왕자나 공주가 된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나는 그림엽서에 고국에 있는 아들에게 보낼 편지를 쓴다.

 

[ 현아! ]

 

인간의 능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로마에서 보았고 인간의 능력은 자연의 그것과는 견주지 못함을 알프스에서 깨달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神이 만들었다면 진짜 神임에 틀림없다.

 

불룩 나온 데는 햇볕이 눈을 녹였고 움푹한 골은 옛 눈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

 

네 몫을 함께 봐야 하기에 마냥 셔터를 눌려댄다. …···.

 

…(중략) 내려오는 길은 산허리를 따라 완만한 경사를 이루면서 자란 보기 좋은 나무가 파란잔디와 어울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

 

신선한 공기와 화창한 날씨, 모두들 황홀함에 빠져들게 한다.

 

아름다움에 도취돼 저절로 요들송이라도 부르고 싶은 기분이다.

 

<계속>

 

 

 



세정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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