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시행하는 것이 나은 만큼, 너무나 당연한 조치다."
"욕을 좀 먹더라도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야 하는 기관장의 본분을 상기시킨 좋은 사례로 남을 것이다."
중부지방국세청이 신청사 입주를 계기로 그간 운영해 온 통근버스 체제를 과감히 변경한 것에 대해 직원 대다수가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계동 시대를 마감하고 파장동 시대를 연 중부청이 신청사 입주와 동시에 퇴근버스를 폐지한 데는 무엇보다 국세청 내부의 껄끄러운 눈치가 작용한 듯 싶다.
그동안 서울지역에 주거지를 둔 일부 중부청 직원들이 퇴근버스 발차시간을 이유로 오후 6시가 넘어서면 퇴근 채비를 하자, 수원 등 경기지역에 주소를 둔 직원들도 덩달아 책상을 정리하는 등 '퇴근시간^퇴근버스 발차시간'이라는 이상한 공식이 성립했다.
그러나 중부청의 조기퇴근(?)을 바라보는 일선 직원들의 시선은 결코 곱지만은 않아, 야근을 밥먹듯 수시로 하는 일선 직원들에게서는 중부청이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상급기관인 국세청에서도 광활한 관할지역에 비해 다소 치밀하지 못한 중부청의 세원관리 실태를 지켜보며 업무효율성에 의문을 가졌음은 당연지사다.
실제 퇴근버스를 이용해 온 청내 직원들 입장에서야 이번 퇴근버스 폐지가 너무나 서운하겠지만, 대다수 중부청 직원 및 일선 직원들로부터 크게 환영을 받는 데는 이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특히 이번 퇴근버스 운영 폐지가 갖는 나름의 의미 또한 상당하다는 평이다.
기관장 입장에서 직원복지부문을 손대는 것은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어, 전임 김호업 중부청장도 퇴근버스 시간을 일부 수정했으나 내부 반발에 따라 다시금 환원한 전례가 있다.
비록 청사 이전이라는 계기가 있었으나, 권 중부청장이 과감히 퇴근버스를 없앤 것은 '일하는 공무원, 일하는 중부청'의 위상을 확립키 위해 좌고우면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과 다름없다.
결국 이번 통근버스 변경으로 중부청이 일다운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적 토대가 마련된 만큼, 이제는 타 지방청에 비해 일부 뒤쳐져 있다는 세정가의 지적을 일거에 해소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권 중부청장이 취임후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해온 '일을 한 연후에야 바랄 걸 바라야 한다'는 취지가 구현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