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아! 부가가치세 30년…그때 그 사람들

2007.07.02 17:48:25

김종상 前 부산지방국세청장

금년(2007년)7월1일로 부가가치세제가 우리나라에 도입된지 꼭 30년이 됐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이 아니고 특별한 기념행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30년전 '77년 7월1일을 전후해 이에 관련된 일을 하던 적지 않은 사람들(동지들)은 나름대로의 사연으로 기억하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 당시 60년대부터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 다른 분야는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이제 한참 개발의 열기가 충만할 때 이를 뒷받침할 가장 능률적인 간접세 체제로서 부가가치세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도입 여부를 두고 찬반양론으로 논란이 많았었지만 그 이전의 경부고속도로의 건설· 월남파병 등 중요한 정책 결정들이 그랬던 것처럼 어렵사리 결론을 내고 아시아 국가에서는 최초로 부가가치세제를 채택한 것이다.

 

그 30년동안 등락이 뒤풀이되는 경제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세수조달이 이뤄지고 우리나라 경제의 활력소인 수출을 지원했으며, 복잡하던 세제를 단순화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다해 왔으니, 그 공과는 더 전문적인 분석·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제 30세의 듬직한 식구로 성장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일본·대만 등 주변의 나라들이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를 도입하는 용기를 부러워했고 그 추진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결국은 하나둘씩 부가가치세제를 도입했으니, 우리나라는 세제·세정에 있어서는 일찍이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것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때 그 사람들을 말한다면 새롭게 도입된 부가가치세제에 적응하며 신고·납부하던 사업자(납세자)들이 그 당시에는 83만명(법인 2만·과세특례자 57만·일반개인사업자 14만)이었던 것이 작년(2006년)말에는 414만(법인 41만·과세특례자는 이제 간이과세자로 157만·일반개인사업자 216만)으로 5배가 늘어났는데, 그들의 거래하는 과세거래 규모는 50배('78년 44조→2006년 2천186조)로 급증해 동일한 기간 GDP의 증가비율 32배와 비교할 때 훨씬 상회하는 실적을 나타내어 경제 거래가 크게 양성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부가가치세 세수실적도 38조(2006년)를 초과해 언제나 전체 내국세 세수의 30% 이상을 조달하는 효자(?)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다.

 

그 당시 조세제도 및 세무 행정의 작은 혁명이라 할 부가가치세의 준비 및 시행초기('76년∼'78년)의 엄청난 업무들을 담당한 재무부 세제국, 그리고 국세청의 1만여 공무원들이 노력을 하고 고생들을 했지만, 여기서는 그 중에도 새로운 세제의 조기창작에 가장 직접적인 역할과 책임을 담당했던 국세청장 이하 간세국장·부가가치세 과장들 몇분들을 '그때 그 사람들'이라고 구분해 보려고 한다.

 

그때 국세청장은 최장수 청장으로도 유명하신 高 청장(3대)이었고, 국세청의 간세국은 徐 국장(차후 7대 국세청장)이 그리고 부가가치세과는 1과와 2과로 나눠져 있다가 1과로 통합됐는데 초기에 두 金 과장·許 과장등 세분이 순차로 근무했고, 그 산하 중부지방국세청의 간세국에 秋 국장(차후 8·9대 국세청장)과 그 곳의 부가가치세 과장이 李 과장(차후 11대 국세청장), 安 과장(차후 12대 국세청장)이 연이어 근무했던 것이다.

 

이렇게 부가가치세의 초기시대에 등장하는 8명 중 5명이 국세청장을 역임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었지만, 또 이들이 똑같이 국세청장 후에는 건설부(지금은 건교부)장관으로 영전됐다는 것은 어떤 시기·어떤 행정부서에서도 없을 진기한 기록이 될만한 일이었다.

 

국세청장이나 건설부 장관이 되지 않으신 한분의 金 과장은 다른 부서의 장관이 됐고, 다른 두 분의 본청 과장들도 서울지방국세청장·대전지방국세청장을 역임했으니 30년전 그때, 모두들 훌륭한 인재들이 모여서 어려운 업무를 담당했던 것이다.

 

필자도 그 당시 관할구역이 아주 넓은 동인천세무서라는 곳의 부가가치세과 과장으로 최일선에서 부가가치세 예행연습·납세자교육·지도·세금계산서 단속 등의 많은 일들을 보람있게 경험(2년여)하고, 본청의 부가가치세과에 전입('78년)했을 때 위의 여덟분의 상사·동료들의 쟁쟁한 면면들과 인연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꼭 6년간(본청 3년반 근무)을 부가가치세 업무만을 했으며, 그후 부가가치세의 책도 발간하기도 했으니 부가가치세 통(通)이라는 말을 들을 만 했고 부가가치세 분야에 크게 애착을 갖게 된 것이다.

 

그 때 그 사람들을 보좌했거나 함께 일했던 필자와 같은 본청 부가가치세과 계장들, 특히 1계-수석계를 담당했던 선후배들이 그후에도 모임을 만들어 만나면서 같은 추억들을 공유하고 있는데, 이들의 대부분이 서울지방청장·지방청장 등을 역임하고 퇴임했다. 얼마 전에는 그 중에 거의 막내급에 속하는 후배가 서울지방청장으로 영전한 축하자리를 함께 하면서 그 당시의 추억들을 안주삼아 우리끼리의 부가가치세 30년을 자축했던 것이다.

 

아직도 부가가치세의 축인 세금계산서와 관련된 자료상 등 문제점들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우환이 없는 집안이 없다고 하는 것처럼 그래도 번듯하게 자라온 부가가치세 30년을 든든한 마음으로 되돌아보는 것이다.

 



세정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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