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마약정보시스템 구축의 의의

2007.07.09 13:55:18

이대복 관세청 조사감시국장

국내 마약류 범죄상황이 심상치 않다. 검찰이 집계·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금년도 4월 현재 마약사범수와 마약류 압수량은 전년 동기에 대비해 각각 33%, 92% 증가했다. 국내에서 유통·소비되는 마약류의 대부분이 외국에서 밀반입된다는 사실을 돌이켜 볼 때, 관세국경을 지키는 세관의 입장에서는 한층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최근 마약류 밀수동향을 살펴보면, 사이버 공간을 활용해 개별 수요자가 외국의 공급자와 직접 거래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으며, 밀수조직들은 단순 운반책을 고용해 수시로 반입경로를 변경하는 등 단속망을 피해가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약류범죄는 그 특성상 정보의존도가 높다. 하루에도 수만명씩 입출국하는 공항만에서 마약류밀수를 적발하기 위하여는 그만큼 정보가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가져다주는 정보에만 의존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에 관세청은 어떻게 하면 불법마약류의 국내반입을 공항만 관세국경에서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까를 고심한 끝에 통계적 기법을 적용한 새로운 선제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기로 하고 작년 12월 정보분석우수자, 전산능력우수자 등으로 T/F팀을 구성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금년 4월에 드디어 마약정보시스템의 구축을 완료했다.

 

마약정보시스템은 크게 마약밀수경로를 예측하는 전략모델시스템과 우범여행자 및 우범화물을 선별하는 전술모델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마약밀수경로예측시스템을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동 시스템의 목적은 회귀분석과 시계열 모형 등 통계기법을 활용해 우편물, 특송화물, 해상여행자, 항공여행자 등 주요 밀수경로별로 밀수위험도를 예측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약밀수위험지수(DSI: Drug Smuggling Index)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매월 측정가능한 변수 가운데 마약밀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를 선정하고 이 변수들의 움직임과 실제 마약밀수 동향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향후 각 경로별 DSI를 계산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상, 유의, 위험 3단계로 DSI의 판정구간을 설정했다.(모형개발 과정에 대한 세부설명은 보안관계상 생략하기로 한다.) 이 판정결과를 근거로 전국차원에서의 단속전략을 수립하는 의사결정을 지원하며 이를 토대로 인력, 장비, 탐지견 등 단속자원을 신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다.

 

관세청은 종래 전수검사체제에서 선별검사체제로 이행해 온 과정에서 끊임없이 우범요소 선별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신속한 물류의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국가경제를 저해하고 사회안전을 위협하는 불법행위를 차단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그 결과 관세청은 통합정보시스템(CDW:Customs Data Warehouse)을 구축해 내·외부자료를 축적하고 이를 분석해 각 분야의 업무시스템과 연계·활용함으로써 우범요소를 추출하고 있다.

 

그러나 마약밀수 차단 관점에서의 접근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출발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마약밀수경로예측이라는 전략적인 접근과 함께 우범요소 선별이라는 전술적인 접근을 병행한 것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으로 우범여행자선별기준 및 목록통관선별기준을 마련했다.

 

먼저 과거 수년간의 국내외 적발사례 분석을 통해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기준을 생성했다. 그리고 이 기준을 모든 여행자와 화물에 적용해 위험수준을 그룹화하고 우범 여부를 판단, 검사대상을 지정하는데 활용하도록 기존 선별시스템에 탑재한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여행자검사 및 화물검사시 마약류 관점에서의 검사대상 선정을 객관적으로 최적화해 적발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통계적 모형에서 내린 결론이 항상 현실에 부합할 수는 없다. 통계적 모형의 내재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약밀수에는 통계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변수가 숨겨져 있으며, 실제 단속에 유용하게 활용되는 수많은 정보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한 것처럼 외부정보에 의존하는 소위 천수답식 수사에는 미래가 없다. 그렇다고 마약범죄의 정보원 확보 및 관리가 그리 간단한 것만도 아니다. 인적·물적 자원의 지속적인 투입이 필요하고 수사과정에서 여러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금번 개발한 마약정보시스템은 이러한 외부정보의 의존도를 완화하며 정보와 자체단속의 능력을 균형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또 다른 지향점이기도 하다.

 

우리 관세청은 새로이 탄생시킨 마약정보시스템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를 통하여 마약범죄 상황을 적시에 반영함으로써 통계적 의사결정의 신뢰도를 높이고, 선제적인 위험관리를 위한 관세청의 나침반으로 키워나갈 것이다.

 



세정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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