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계장, 빽 한번 써봐" (67)

2007.07.20 10:01:02

창간 41주년 기념 기획연재 박찬훈(朴贊勳) 전 삼성세무서장

 

 

조심조심 차를 몰면서 전에 콘솔박스에 넣어둔 골프공을 찾았다.

 

골프공을 엉덩이 밑의 포인트에 살며시 맞췄더니 좀 낫다.

 

갖은 인상을 쓰고 있는 천안 박 서장을 상상해보시라!

 

사람이 죽을 지경인데 너무 웃지 마시고….

 

'옳지!' 저기 기흥휴게소가 보인다.

 

나는 최대한 화장실 가까이에 주차를 시키고 살금살금 전진을 했다.

 

이건 또 뭐냐? 급한 분들이 줄을 서있는데 내가 세번째이다.

 

참고 기다리려니 하늘이 노랗고 땅이 꺼지는 것 같았다.

 

내 차례다.

 

나는 조심조심 아주 느린 걸음으로 문을 향해가고 있는데 어떤 놈이 후다닥 뛰어오더니 새치기를 해버린다.

 

"야! 내 차례야! 임마! 나와!"

 

이렇게 소리쳐야 하는 시점인데 큰소리 치다가 자칫 아랫도리에 힘이 가해지면 낭패다.

 

나는 말도 못하고 입만 꽉 다물고 있었다.

 

그날 정말 나는 평생 처음으로 제일 크게 신체적인 고통을 당한 날로 기억된다. '95년3월17일 오전 6시40분이다.

 

여러분 내가 소개한 방법을 실행하시려면 내 말 잘 들으시오.

 

"12잔의 물을 마신 후 화장실에는 반드시 세번을 가야 합니다."

 

72.  그놈의 꼴 난 의협심 때문에

 

"박 서장, 오늘 퇴근 후에 뭐해?"

 

"경찰서장과 온양 가서 저녁이나 먹지."

 

지청장님이 저녁을 사 주신단다.

 

온양 관광호텔 사우나에서 일곱시까지 만나기로 했다.

 

내가 제일 늦었다. 탕안에 들어가니 두 분이 물속에 들어앉아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어이! 젊은이! 나가서 씻고 들어와!"

 

세 놈이 벌떡 일어서더니 나를 에워싸면서 한다는 소리가 "c8, 이 새끼가 뒤지고 싶냐?"하면서 손으로 내려치려는 시늉을 한다.

 

잠시 후에 몸에 문신을 한 세 놈이 몸을 씻지도 않고 우리가 있는 탕 안으로 그냥 풍덩 뛰어 들어왔다. 온양깡패 녀석들이다.

 

나는 그런걸 보면 못 참는다.

 

"어이! 젊은이! 나가서 씻고 들어와!"

 

세 놈이 벌떡 일어서더니 나를 에워싸면서 한다는 소리가 "c8, 이 새끼가 뒤지고 싶냐?"하면서 손으로 내려치려는 시늉을 한다.

 

경찰서장님이 황급히 소리쳤다.

 

"이놈들 이게 무슨 짓이야!"

 

다른 깡패 녀석이 경찰서장에게 다가가면서 "이 자식 이건 또 뭐야!" 하면서 손가락을 서장님의 코에 갖다 댄다.

 

나는 벌거벗은 채로 탕 밖으로 내려오면서 "어이 세놈 이리 나와!" 했으나 이내 앞산만한 그놈들의 덩치에 기가 질렸다.

 

한 놈의 고추는 무지하게 컸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힘으로는 우리가 당할 수밖에.

 

그때 사우나탕에서 구세주가 나오고 있었다.

 

천안의 '청수산장'에서 골프연습장을 하는 K사장이다.

 

키는 작달막하나 벗은 몸매나 인상은 만만치 않다.

 

그분도 소싯적에는 한가닥하던 사람이다.

 

그는 내 앞에 우뚝 서있는 덩치들을 사정없이 후려치면서 "이 어른들이 누군지나 알고 까불어? 이 새끼들 이거!"

 

"임마! 이리와 지청장님, 경찰서장님, 세무서장님이다."

 

"꿇어앉아 사죄드려! 짜식들아!"

 

덩치 세놈은 온탕 바로 밑에서 큰절을 하면서 무릎을 꿇고 넙죽 엎드려 있다.

 

"너희들 이리 와! 저 어른들이 됐다 할 때 까지 무릎꿇고 두손을 쳐들고 여기서 꼼짝 말고 있어!"

 

연습장 때려치우고 지금은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K사장이 아니었으면 그날 창피를 톡톡히 당할 뻔하였다.

 

나는 꼴난 의협심이라 할까? 작은 잘못이나 불의를 보면 참지 못 하는 성격 때문에 낭패를 당한 경우가 많았다.

 

세무서 앞에 있는 작은 목욕탕에서도 사우나실에서 땀이 잔뜩 배인 몸을 씻지도 않은 채 그냥 탕 안으로 풍덩 뛰어드는 놈과 벌거벗고 싸운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물을 그냥 틀어 놓고 이빨을 닦는 놈이나 면도하는 놈이 있으면 슬며시 수도꼭지를 잠 그어 버린다.

 

어떤 녀석은 째려보기도 하고 어떤 놈은 싸우려고 달려들기도 하였다.

 

본청(本廳) 일층에 체력단련실과 간단하게 목욕할 수 있는 탕이 있다. 간부 목욕탕에는 스킨이나 로션을 비치해 놓았는데 어떤 과장은 로션으로 온몸을 떡칠했다.

 

나는 주의를 촉구했다. <계속>

 

 

 



세정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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